바다의 영양을 온전히 담아내는 가장 똑똑한 방법
가끔은 화려한 메인 요리보다 갓 지은 하얀 쌀밥에 김 한 장 툭 얹어 먹는 소박한 한 끼가 간절해지는 날이 있습니다. 우리네 밥상에서 빼놓으면 왠지 서운한, 그야말로 ‘국민 반찬’이라 불리는 김은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까지 듬뿍 품은 바다의 보물이지요.
그런데 평소 우리가 무심코 불에 굽거나 기름을 발라 먹던 이 김을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영양의 무게가 달라진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최근 한 연구팀이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아무것도 더하지 않은 ‘마른 김’이 영양학적으로나 김 본연의 풍미 면에서나 가장 훌륭한 상태라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김을 살짝 구워야 비린 맛이 날아가고 고소해진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뜨거운 열기가 김을 스쳐 지나갈 때, 김이 품고 있던 귀한 아미노산들은 조금씩 숨을 거둔다고 해요.
마른 김에는 무려 13종의 풍부한 아미노산이 검출되지만, 불에 굽거나 소금을 더한 조미김이 되는 과정에서는 고열로 인해 단백질 구조가 변하고 일부 영양소가 파괴됩니다.
특히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이나 단맛을 내는 알라닌 같은 성분들도 마른 김일 때 가장 선명하게 살아있다고 하니, 어쩌면 우리는 그동안 김이 가진 진짜 ‘바다의 맛’을 조금씩 놓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김에 열이 가해지면 아미노산뿐만 아니라 수용성 비타민인 B군과 C, 그리고 칼슘과 칼륨 같은 소중한 무기질도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고온에서 조리할 때 일어나는 ‘마이야르 반응’은 우리의 코를 즐겁게 하는 향기를 만들어내지만, 그 대가로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의 생체 이용률을 낮추기도 하지요. 물론 구운 김이나 조미김이 건강에 나쁘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김은 그 자체로 워낙 뛰어난 식품이라, 어떤 모습이든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철분과 마그네슘, 요오드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든든한 조력자니까요.
철분이 부족하기 쉬운 성장기 아이들이나 채식을 즐기는 분들에게 김은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최고의 반찬임에 틀림없습니다.
결국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바다의 영양을 온전히 품은 ‘마른 김’ 상태로 즐기는 것이지만, 조미김 특유의 거부할 수 없는 고소함을 놓치기 아쉬운 날도 분명 있습니다.
그럴 땐 시중 제품 중에서도 나트륨과 지방 함량이 조금이라도 낮은 것을 고르는 작은 배려가 필요합니다. 혹은 간이 되지 않은 마른 김을 집에서 아주 약한 불에 살짝만 앞뒤로 스치듯 구워, 직접 질 좋은 소금을 아주 조금만 뿌려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바쁜 일상 속에서 건강을 챙기는 일은 생각보다 그리 거창하지 않습니다. 오늘 저녁엔 굽지 않은 마른 김 한 장에 바다의 생명력을 가득 담아, 입안 가득 퍼지는 정직한 풍미를 오늘 한 번 느껴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