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줄기의 반전, 식탁 위의 숨은 보석

고구마보다 진한 영양을 품고 돌아온 초록빛 위로

by 데일리한상

가을이 깊어가는 시골길을 걷다 보면, 흙 묻은 고구마가 실려 나간 자리에 덩그러니 남겨진 초록색 줄기들을 보게 됩니다. 예전엔 그저 고구마를 키우기 위한 부산물이라 여기며 무심히 지나치곤 했지요.


하지만 사실 이 소박한 줄기 속에는 우리가 몰랐던 엄청난 생명력이 숨어 있습니다. 뿌리인 고구마보다 철분은 11배나 많고, 칼슘은 3배나 더 품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거든요.


게다가 가격은 100원도 안 될 만큼 저렴하니, 어쩌면 우리는 그동안 가장 귀한 보물을 밭에 두고 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가벼운 몸과 튼튼한 뼈를 위한 자연의 선물

image.png 고구마순 / 게티이미지뱅크

고구마순을 다듬다 보면 손끝에 닿는 그 단단한 생명력이 기분 좋게 느껴지곤 합니다. 100g에 고작 43kcal밖에 되지 않으면서도 우리 몸을 지탱하는 뼈와 혈액을 튼튼하게 해주는 영양소가 가득하니,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이보다 더 다정한 식재료가 있을까 싶어요.


식이섬유가 12%나 들어 있어 장 건강까지 살뜰히 챙겨주는 건 덤이지요. 가끔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날, 기름진 고기 대신 고소하게 볶아낸 고구마순 나물을 한 젓가락 입에 넣으면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이 듭니다.


지친 눈을 맑게 깨우는 초록빛 루테인

image.png 고구마순 / 게티이미지뱅크

요즘처럼 스마트폰과 컴퓨터 앞에 오래 머무는 현대인들에게 고구마순은 더욱 특별합니다. 눈의 황반을 구성하는 귀한 성분인 루테인이 품종에 따라 일일 권장 섭취량의 두 배가 넘게 들어있기 때문이지요.


우리 몸에서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해 꼭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루테인을 이렇게 소박한 채소에서 얻을 수 있다니 참 고마운 일입니다.


고구마순은 지용성이라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살짝 둘러 볶아내면 그 영양분이 우리 몸속으로 훨씬 더 잘 스며든답니다. 고소한 향기와 함께 눈의 피로까지 씻어내 주는 보약 같은 반찬인 셈이지요.


사계절 내내 즐기는 지혜로운 보관법

image.png 고구마순 반찬 / 게티이미지뱅크

고구마순은 다듬는 손길이 조금은 수고스럽기도 합니다. 질긴 껍질을 살살 벗겨내고 끓는 물에 소금을 넣어 1분 정도 살짝 데쳐내면, 특유의 아린 맛은 사라지고 부드러운 식감만 남지요.


가끔 시간이 넉넉한 주말에 넉넉히 사다가 데쳐서 소분해 냉동실에 넣어두면 마음까지 든든해집니다. 된장찌개에 툭 던져 넣어 구수함을 더하거나, 들깨가루 듬뿍 넣어 자작하게 끓여낸 들깨탕은 추운 겨울날에도 가을의 풍요로움을 선물해주니까요.


다시 발견하는 소박한 식탁의 기적

image.png 고구마순 / 게티이미지뱅크

가장 흔하고 버려지던 것에서 가장 귀한 가치를 찾아내는 일은 요리를 넘어 삶을 대하는 태도와도 닮아 있습니다. 투박한 줄기 속에 고구마보다 깊은 영양을 감추고 있던 고구마순처럼, 우리 주변에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소중한 것들이 많을지도 몰라요.


오늘 저녁, 장바구니에 초록빛 고구마순 한 봉지를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 껍질을 벗기는 수고로움조차 가족의 건강을 위한 즐거운 기다림이 될 거예요. 우리 가족의 눈과 뼈를 지켜주는 이 기특한 식재료로, 오늘 한 번 해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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