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물 들어가면 답답한데, 어떻게 빼나요?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면 물놀이나 여름 레저 활동을 찾는 사람들로 수영장이나 주변 계곡 등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물에 몸을 맡기고 유유자적하며 더위를 몰아낼수록 고통받는 우리 몸 기관이 하나 있으니, 바로 ‘귀’다. 비교적 물에 있는 시간이 긴 여름철에는 외이도염, 중이염 등 다양한 귀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많다. 물에 있다 보면 귀에 물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이때 안전하게 귀에서 물을 빼낼 수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통로인 외이도는 외부 세균과 직접 접촉하는 부위인 만큼 세균이 침투해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덥고 습한 여름철에 세균이나 곰팡이에 감염될 위험이 크고, 물놀이, 수상레저 활동 등을 통해 귀에 물이 들어가 습도와 온도가 높아져 산성이 파괴돼 세균이 쉽게 번식하면서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연간 약 150만 명 이상의 외이도염 환자가 발생한다. 특히 2015년 7~8월 외이도염 환자 수는 48만여 명으로, 5~6월에 비해 약 1.5배 늘어났다는 통계가 있어, 여름철에 걸리기 쉬운 질병이라 할 수 있다.
외이도염의 증상으로는 가려움증과 통증, 난청, 발열 등이 있다. 외이도 부위에 염증이 생기고 곪거나 빨갛게 부어오르는데, 점차 심해지면 부기 때문에 외이도가 막히면서 청력이 떨어지고 귀가 꽉 찬 느낌이 든다. 특히 귓바퀴를 잡아당겼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잦은 수영이나 습하고 더운 기후, 보청기나 이어폰 이용이 외이도염을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어른보다 귓구멍이 작은 아이들의 귀는 물기가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물놀이 후에 외이도염에 걸릴 확률이 높으니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목욕탕을 가거나 수영을 하고 나오면 귀에 물이 들어가 답답한 마음에 손으로 귀를 후비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손가락이 비교적 커 물기가 잘 빠지지 않는 느낌이 들면 면봉으로 귀를 후비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자칫하다, 외이도염에 걸릴 수 있는 지름길이다. 물이 들어간 귀를 아래쪽을 향하게 하고 한발로 폴짝폴짝 뛰면서 물을 빼내는 방법이 가장 좋다. 혹은 물이 들어간 귀를 베개에 대고 누워 몇 분 동안 가만히 있다 보면 물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그래도 답답한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면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한다. 너무 뜨거운 바람은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15cm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중간 혹은 차가운 바람으로 30초 정도 귀를 말려주면 물을 손쉽게 증발시킬 수 있다.
물을 빼내기 위해 코를 너무 강하게 풀거나 면봉을 깊숙이 넣어 물기를 제거하면 외상성 고막천공이 생길 수 있다. 외상성 고막천공은 귀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관이 압력을 받을 때 발생해 고막에 구멍이 생길 수 있는 질병이다. 보통 한 달 내로 자연 치유되긴 하지만, 심하면 청력 손실이 있을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간혹 면봉은 부드러운 솜으로 쌓여있어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귀를 자극하고 면봉이 닿은 피부에 상처를 낼 수도 있다. 특히 귀에 있는 지방층을 닦아내면서 염증을 유발할 위험이 커진다.
귀지는 귀지샘에서 분비된 분비물과 떨어져 나간 피부의 세포가 합쳐져서 생긴 것이다. 보통 더럽다고 생각하지만, 귀지에는 각종 효소가 들어있어 귓구멍에서 고막까지 가는 통로인 외이도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고, 귀털과 함께 귀에 들어오는 먼지나 물 같은 이물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귀지는 보통 뼈가 없는 귀의 입구 부분에 잘 생기는데 귀안에서부터 조금씩 밖으로 저절로 밀려 나간다. 말을 하거나 밥을 먹을 때 등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 턱을 움직이면서 귀지가 조금씩 빠져나간다. 그러니 굳이 일부러 파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날카로운 귀이개가 귀에 상처를 낼 수 있으니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귀를 팔 때는 물을 빼낼 때처럼 면봉은 최대한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뭉툭한 면봉으로 귀지를 꺼내려고 시도할수록 오히려 귀지가 고막 쪽으로 밀려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두꺼운 면봉이 귀의 모든 면에 닿아 지방층과 귀지 막까지 닦아내 상처를 낼 수도 있다. 되도록 귀는 귀이개나 면봉 등으로 아예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물놀이를 하고 난 후 귀를 잘 못 관리해 외이도염이 생겼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가야 한다. 물론 외이도염은 이른 시간 내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면 완치된다. 하지만 외이도염을 소홀히 관리하면 곰팡이 감염이나 세균 저항이 커져 치료가 까다로워진다. 심하면 고막에서 달팽이관까지 이르는 중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인 중이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치료하는 도중에는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물놀이 외에도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이어폰 사용에 주의한다. 수영을 하고 막 나와 이어폰을 사용해 음악을 듣는 행위, 샤워를 하고 귀 주변을 제대로 말리지 않은 채 이어폰을 껴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 등은 외이도염에 걸리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는 꼴이다. 특히 고무캡이 달린 커널형 이어폰은 귓속 깊숙이 넣어 밀폐되기 때문에 염증을 더 쉽게 유발할 수 있다. 이어폰 고무캡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주거나 소독용 에탄올로 닦아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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