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들의 우상들을 회상해보아요
추억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 같은 시절을 기억한다는 것만으로도 모르는 사람을 친구로 만들 수 있고, 추억을 매개로 사람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으니 말이다. 특히 대중가요에 대한 추억은 우리가 같은 시간에 같은 노래를 듣고 불렀으며, 같은 대상에게 열광했다는 증명이 되기도 해 더욱 끈끈한 연대를 만들어 준다. 그래서 최근 몇 년 사이에는 90년대 대중가요와 가수를 테마로 한 각종 콘텐츠들이 뜨거운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지금은 활동을 하지 않지만, 언제든 떠올리면 추억을 불사르는 절대 우상! 그때 그 시절의 해체 그룹들을 만나 보자.
5인조 혼성 그룹 잼을 논하지 않고 90년대 대중 가요를 말할 수 없다. 1992년 ‘난 멈추지 않는다’라는 저돌적인 곡으로 데뷔한 잼은 리더인 조진수, 유일한 여성 멤버인 윤현숙, 막내인 꽃미남 삼인방이 조화를 이루며 짧지만 화려한 활동을 이어갔다. 당시 젊은이들의 표상인 오렌지족을 떠올리는 세련된 안무와 패션을 무기로 1995년까지 3장의 정규 앨범을 냈지만, 결국 해체하여 90년대 대중가요 붐의 시작을 알린 전설로만 남아 있다.
깜찍한 안무, 패션, 노래까지 오직 10대를 겨냥한 콘셉트로 승부하던 댄스 그룹 UP. UP는 4인조 혼성 그룹으로 1996년 데뷔해서 ‘뿌요뿌요’, ‘바다’ 등의 히트곡을 냈다. 특히 톰보이 콘셉트의 여성 멤버 이정희가 인기가 높았으며, 1999년 베스트앨범을 마지막으로 해체 수순을 밟았다. 현재 3기 멤버로 활동했던 이켠이 연기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영턱스 클럽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 이주노가 기획한 댄스 그룹으로 올망졸망한 키의 다섯 명의 멤버가 파워풀한 댄스와 복고풍 음악을 선보여 많은 인기를 얻었다. ‘정’, ‘못난이 콤플렉스’, ‘타인’ 등이 히트했으며, 계속해서 멤버 교체와 재결합을 거치며 2011년까지 활동을 이어갔다. 1집에만 참여했던 임성은은 솔로 활동을 거쳐 현재는 보라카이에서 결혼 후 대형 스파 사업가로 변신해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남성 3인조 그룹 구피는 노래와 랩 실력이 뛰어난 훈남 세 명이 이루어내는 콜라보가 세련된 그룹으로 인기가 높았는데, 1996년 ‘많이많이’로 데뷔해 애잔한 느낌의 2집 타이틀곡 ‘비련’이 대히트를 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로도 ‘쇼크’, ‘게임의 법칙’의 히트곡을 냈지만, 리드보컬인 이승광이 탈퇴하면서 그룹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고, 결국 2010년 이후로 잠정적인 활동 중단 상태다. 이승광은 현재 보디빌더로 변신해 TV에 다시 얼굴을 비추고 있다.
남성 그룹 하면 또 태사자가 떠오른다. 모델처럼 말끔한 네 명의 멤버가 슈트 차림으로 춤추고 노래했던 태사자는 두 명의 멤버씩 랩과 보컬로 나뉘어 화려한 무대를 보여줬다. 1997년 ‘도’로 데뷔해 당시 가장 인기가 높았던 남성 그룹 HOT, 젝스키스, NRG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2001년, 짧은 활동을 끝으로 정식 해체해 현재는 멤버들 각자 배우와 사업가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성대현, 박철우, 이성욱의 세 멤버로 구성된 알이에프는 1995년 데뷔하자마자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레전드급 댄스 그룹이다. ‘고요 속의 외침’, ‘상심’, ‘이별공식’ 등 의 대 히트곡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2집 이후 급격히 인기가 떨어진데다 리드보컬인 이성욱이 솔로 데뷔를 위해 그룹을 탈퇴하면서 1999년 결국 해체하고 말았다. 이주노, 양현석과 같은 세대였던 댄서 박철우, 잘 생긴 외모와 보컬 실력까지 갖춰 최고의 인기를 달리던 이성욱보다 지금까지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멤버는 오히려 입담꾼 성대현. 이성욱과 성대현이 재결합을 시도했지만, 이성욱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아쉽게 더 이상 활동하지 못하게 되었다.
NRG는 이성진, 천명훈의 하모하모에서 기원한 5인조 댄스그룹이다. 80년대 아이돌스타였던 소방차의 김태형과 정원관이 기획한 그룹으로 중국에까지 진출해 많은 인기를 얻었으나, 돌연사, 도박, 사기 등 멤버들이 불운을 겪으면서 익살스럽고 재기 발랄한 그룹 이미지를 잃고 현재 해체하여 천명훈, 노유민만이 방송인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을 위협하던 남성 힙합 듀오 듀스는 천재적인 음악성과 댄스 퍼포먼스로 90년대 초 한국
대중가요의 르네상스를 연 대표적인 그룹이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인 두 멤버가 서로 프로듀싱과 안무를 맡아 개성을 표출하며 1993년에서 1995년까지 굵고 짧은 활동을 펼쳤다. 해체 후 1995년, 멤버 김성재가 솔로 데뷔 방송 첫날 사망하는 비운을 겪어 더욱더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 있는 그룹 듀스.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한국형 댄스 뮤지션의 모델로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의 네 여성 멤버로 구성된 핑클은 당시 양대 산맥을 이루던 남자 아이돌 그룹인 HOT와 젝스키스의 걸 그룹 버전으로 데뷔한 그룹이다. 상큼하고 예능감도 충만한 네 명의 멤버가 고루 인기를 얻었으며, 특히 리더였던 이효리는 현재까지 최고의 인기를 달리고 있다. 나머지 세 멤버는 해체 후 연기자 활동을 하고 있어 핑클이 재결합할지 여부가 계속해서 주목되고 있는데, 언제가 될지 기대해 본다.
H.O.T는 90년대 초 서태지와 아이들의 아성을 이었던 최강 아이돌 그룹으로 1996년 데뷔해 2000년까지 짧은 활동 기간 동안 다섯 명의 멤버가 모두 인기를 얻었다. ‘캔디’, ‘행복’, ‘빛’, ‘아이야’ 등 발랄하거나 전투적인 두 가지 버전의 히트곡을 고루 냈고, 소속사와의 불화로 결국 멤버들이 갈라서게 됐지만, 현재 다섯 명의 멤버가 모두 활동하며 그 전설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