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전성시대, 2000년대의 인기도서
책은 마음의 양식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지혜가 쌓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통찰력 또한 넓어진다. 옷에도 유행이 있듯이 책도 시대마다 인기를 끄는 장르가 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인터넷 소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때도 있고, 자기계발 도서가 인기를 끌었던 때도 있다.
눈물 흘리게 만드는 소설 장르가 인기를 끌었던 때가 있는가 하면 판타지 소설이 인기를 끌었던 때도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2000년대 베스트셀러 도서 가운데 대표적인 10권을 살펴보고, 과연 2000년대에는 어떤 책이 인기를 끌었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2001년 영화로도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끈 소설가 조앤 K. 롤링의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총 2권으로 출시되었으며, 당시 청소년은 물론이고 성인들 사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영화가 개봉되면서 책은 무려 1,000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으며, 그 인기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이후에도 다양한 해리포터 시리즈가 출시되었는데, 새롭게 출시된 시리즈가 영화화되어 개봉될 때마다 극장에는 해리포터를 보기 위해 몰려든 관객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뤘다.
총 3권으로 출시된 이철환 작가의 연탄길은 교과서에 수록될 만큼 우리 시대에 모두가 읽어야 할 명작으로 단단히 자리매김했다. 연탄길이 지금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부모는 자녀를, 자녀는 부모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소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책은 1권에 37개, 2권에 44개, 3권에는 40개 등 총 120여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집필한 이철환 작가는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책 수익금으로 운영해 온 연탄길 나눔터 기금을 통해 어려운 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조창인 작가의 장편소설 가시고기는 출간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로도 방영되었다. 기존에는 엄마의 모성애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은 많았지만 부성애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았다. 가시고기는 부성애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든 책으로, 아픈 아들을 위해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이 독자들로 하여금 눈물을 쏟게 만들었다. 책 말미에는 아들의 치료 가능한 방법은 찾은 반면 정작 아버지 자신은 암 말기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스펜서 존슨의 저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네 마리의 생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치즈를 놓고 안주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현실 속에 닥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선다는 내용으로, 이야기 자체는 평범한 우화소설이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살이를 이겨내는 삶의 철학이 담겨있다. 이 책은 아마존 비즈니스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이코노미스트, 비즈니스 위클리, USA Today 등의 세계 언론에서 새 천 년에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970년대 초 경상도 어느 시골 학교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아홉살 인생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자그마한 학교에 장우림이라는 서울 소녀가 전학을 오고, 그의 짝이 된 여민은 묘한 설렘을 갖게 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어찌 보면 진부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아이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일단 책장을 펼치면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순수하면서 발칙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아홉살 인생은 출간 당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며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순식간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공지영 작가의 저서 <봉순이 언니>는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 일화를 소재로 한 장편 소설로, 60~70년대 고도성장기의 뒷골목에서 짓이겨지고 추락하면서도 세상에 대한 낙관을 버리지 않는 봉순이 언니의 삶을 반성하는 눈길로 작가는 글을 써 내려 갔다. 책이 지금까지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그 시대의 시대상을 책 속에 섬세하게 되살렸기 때문이다. 마차와 마부들, 지금은 볼 수 없는 도심 속 전차, 개천 둑 등이 과거를 떠오르게 만든다.
2002년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만화 ‘파페포포 메모리즈’는 누군가를 처음 사랑하게 된 상황을 근사하고 깜찍하게 묘사해 청소년은 물론이고 2030 청년층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한 파페가 젊은 날의 사랑과 추억을 회상하며 그 의미를 반추하는 내용의 글과 그림을 묶은 것으로, 출간 전 인터넷 창작만화 카페에서 인기리에 연재되었다. 군더더기 없는 그림과 글이 사랑의 의미와 관계, 시간, 추억에 관한 이야기를 아름답고 잔잔하게 녹여내고 있어 지금도 이따금씩 꺼내어 보는 독자들이 많다고 한다.
사장 조나단과 그의 운전기사 찰리가 들려주는 이야기 <마시멜로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늘을 견디면 특별한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교훈을 책 속에 담고 있는 마시멜로 이야기는 눈부신 유혹을 이기면 눈부신 성공을 맞이할 수 있다고 독자들에게 이야기한다. 삶의 행복과 성공의 진정한 의미를 전하는 유쾌하고 흥미로운 우화들이 담겨 있는 마시멜로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삶은 무엇이고 성공은 무엇인지 다시금 깨달은 사람들이 많다는 후문이 있다.
소설가 김하인의 장편소설 <국화꽃 향기>는 영화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책과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찌 보면 진부하고 통속적일 수도 있는 줄거리이지만 쉽게 만나고 사랑하고, 다시 쉽게 헤어지고 잊어버리는 젊은이들의 세태 때문인지는 몰라도 소설 속 주인공들이 무척이나 신선하게 다가온다. 분명 다 큰 성인들이 주인공이지만 마치 순정만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 전해진다. 소설 속 두 남녀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출간 당시 10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야생초 편지는 저자가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젊은 시절 13년을 보낸 교도소에서 야생초 화단을 가꾸며 여동생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책으로, 당시 작가는 만성기관지염을 고치기 위해 야생풀을 뜯어 먹다가 야생풀에 도취되어 생태주의자가 되었다고 한다.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조그만 풀 한 포기에서도 생명의 신비에 경탄하며 쓴 작가의 글과 그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눈길을 사로잡으며, 풀 내음이 풍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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