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직접 소통 가능한 ‘인스타툰’이 대세다!
이제 웹툰을 넘어 인스타툰의 시대가 열렸다. 인스타툰은 네이버나 다음 등 플랫폼이 아닌 소셜네트워크 인스타그램에 연재하는 만화를 일컫는다. ‘툰스타그램’이라고도 불리는 인스타툰은 창작자와 독자가 모두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소통형 작가들의 계정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심사나 규제가 없어 더 자유롭고 독창적인 소재와 그림체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인스타툰을 소개한다.
팔로어 17만 1770명을 보유한 감성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keykney) 작가는 ‘뭐든지 그림으로 그린다’는 콘셉트로 유명한 계정이다. 독자 요구사항에 작가의 창의력을 더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때론 난해한 미션을 제공하는 독자들 덕분에 키크니 작가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지만 이 계정의 매력 또한 바로 이것이라 하겠다. 독자가 미처 예상치 못한 키크니 작가의 기발함을 엿볼 수 있어 독자들은 더욱 열광하는지도.
1만 4000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니트일기’는 퇴사 후 니트족(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으로 살기로 한 주인공의 삶을 그린 인스타툰이다. 작가는 과거 자신의 취준 생활과 직장 생활에서 겪은 어려움으로 인해 니트족으로 전향하게 된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취업 준비나 직장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지친 청춘에 위로를 건네는 ‘니트일기’는 특히 2030층에게 큰 공감을 얻으며 사랑을 받고 있다.
청춘 일러스트레이터 임유끼 작가는 컷이 전개되는 형식의 만화가 아니라 한 컷에 청춘들의 에피소드를 담아 짧고 굵은 일러스트를 선보였다. 하지만 최근엔 좀 더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글과 그림이 있는 카툰 형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그는 특정한 주제를 지정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팔로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일러스트를 그린다. 20만 팔로워를 자랑하는 임유끼 작가는 첫 번째 단행본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를 출간, 청춘을 주제로 한 장편 웹툰을 작업 중이다.
회사생활을 알 만큼 아는 중고신입 CBS 김효은 기자가 글을, 강인경 그래픽디자이너가 그림을 각각 맡아 주인공 ‘조용히’를 중심으로 직장 갑질 등 다양한 직장생활 에피소드를 그린다. 특히 ‘삼우실’은 주인공이 결코 비굴하게 참지 않고 강력한 ‘사이다’ 반격을 펼쳐 12만 명이 넘는 팔로워의 후끈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웹툰을 재구성해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게 조용히 갚아주는 법’이라는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며느라기’는 인스타툰의 열풍에 불을 지핀 작품으로 ‘오늘의 우리만화’에 선정되기도 했다. ‘며느라기’의 신수지 작가는 초짜 며느리 사린을 통해 결혼 후 시댁과의 관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갈등과 감정을 섬세하고 통쾌하게 묘사해 여성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단행본 출간과 팝업 스토어까지 개최한 ‘며느라기’는 40만 명에게 사랑받으며 꾸준히 순항 중이다. 여기에 난소암 투병기를 그려낸 ‘3그램’과 생활 밀착형 그래픽노블 ‘스트리트 페인터’를 선보였다.
11만 명의 팔로우를 거느리며 ‘그래일기’를 출간, ‘아무것도 모르지만’을 연재 중인 김그래 작가는 20대가 느끼는 일상생활 전반에 대한 내용을 차분한 그림체와 글을 통해 공감을 이끌어낸다. 직장생활부터 연애까지, 청춘의 일상을 그린다. 그는 짧은 단편만화부터 한 컷 한 컷이 작품이 되는 일러스트 작품까지 다양한 내용을 그려낸다. 일상에서의 위로와 동시에 애견, 졸업, 계절 등 다양한 소재를 다뤄 다양한 층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서늘한 여름밤 작가는 자신이 하루에 겪은 일들에서 비롯된 일상에서 작은 소재와 작가의 생각들을 만화로 풀었다. 서늘한 여름밤 계정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례들을 통해 보통의 일상을 살고 있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최근 작가는 '나에게 다정한 하루'라는 단행본을 출간하기도 했다.
‘수영일기’는 수영 왕초보 주인공이 발리 휴양지에서 수영의 매력에 푹 빠져 여행에서 돌아와 동네 수영장에 등록하고 점점 ‘수영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청량한 일러스트로 표현한 작품이다.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오영은 작가는 ‘인스타일’, ‘엘르걸’ 등의 패션 잡지에 패션 일러스트를 그려온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카투니스트이다.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연재했던 ‘그림 일기’는 ‘수영일기’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무의미한 하루는 없다” ‘오늘의 다은’ 심다은 작가의 멘트이다. 휴학 후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기 위해 인스타툰에 도전한 심다은 작가는 ‘오늘의 다은’에 그날의 데일리룩과 일상의 에피소드를 한 컷에 담아냈다. 주로 한 컷의 만화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진지한 내용을 표현하고 싶을 때는 글과 함께 여러 컷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일상의 사건보다는 그날그날의 떠오르는 감정을 독자들과 소통하는 데 집중한다.
‘썬비’는 작가 자신인 노란 단발머리 엄마와 노란 곱슬머리 아기 마요를 주인공으로 그린 육아툰이다. 아빠 조엘은 강아지로 등장한다. 담백한 구조에 수많은 감정과 깨물어주고 싶은 귀여운 아기의 모습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썬비는 세 살 아기 ‘마요’를 둔 엄마이자 디자이너로 ‘너의 모든 순간을 기억할게’ 첫 번째 전시회를 열었고, ‘썬비의 그림일기’는 육아힐링북 ‘#월화수목육아’로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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