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지냈던 지구과학 시간 소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이 지구에 대해서 학창시절 ‘지구과학’이라는 과목으로 나름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살면서 지구라는 존재에 대해 크게 인식하고 살지 않기 때문에 그때 들었던 수업 내용도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말이다. 게다가 과학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없거나 적었다면 기억할 리가 더더욱 만무하다. 시간이 지나 다시 보는 지구에 관한 사실들은 어떨까? 공부용, 시험용으로 접했던 것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을까? 지금껏 잊고 지냈던 지구에 관한 사실들, 지금부터 반갑게 맞이해보자.
뉴턴이 발견한 만유인력의 법칙, 세상의 모든 물체는 서로 끌어당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땅에 발을 붙이고 살 수 있는 것도 바로 만유인력 때문이다. 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을 중력이라고 부른다. 다만 중력은 항상 끌어당기는 힘만 있고 밀어내는 힘은 작용하지 않는다. 중력은 지면에 발을 붙일 수 있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태양 주위를 회전하면서 서로 충돌을 피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지구의 중력은 항상 지구 중심 방향으로 향하는데 이때 중력의 크기는 장소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진다. 지구는 완벽한 원의 형태가 아니라 타원 모양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적도나 극지방에서의 중력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공기도 무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지구는 중력으로 공기를 잡아두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을 우리는 대기라고 말한다. 과거에는 지구의 자기장이 대기를 보호해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유럽 우주국에서 연구한 바에 의하면 지구의 대기는 끊임없이 우주로 새나가고 있다고 한다. 지구 자기장 방향의 변화에 따라 산소를 포함한 대기 이온들이 극지방 상공에서 우주로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물론 극지방에서 대기가 빠져나가고 있지는 하지만 지구가 품고 있는 대기 양에 비해 매우 극소량이며 또 그만큼 새로운 공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지구는 하루에 한 번씩 자전을 한다. 태양과 지구의 거리가 항상 일정하지 않고 공전 속도도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이 하루의 길이 역시 늘 일정한 것은 아니다. 변화하는 시간의 평균값이 약 24시간, 우리는 그것을 하루라고 말하고 있다. 지구의 자전 속도 역시 늘 일정한 것은 아니다. 바닷물의 조석 운동으로 인해 느려지기도 하고 계절에 따라 빨라졌다가 느려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 사이에서도 지구의 자전 속도가 점차 느려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자전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대로라면 21억 년 뒤에는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30시간이 될 것이다.
지구 자기장은 단순히 방위를 가리켜주는 것만은 아니다. 지구를 보호하는 방패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자기장이다. 지구 외핵에서 만들어지는 자기장은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강한 방사능 띠인 반 알렌 대를 형성한다. 물론 처음부터 이 반 알렌 대의 존재를 알았던 것은 아니다. 1958년 쏘아 올린 최초의 인공위성이 지구를 감싸고 있는 2개의 강력한 방사선 띠가 있음을 발견했고 이 정보를 분석한 물리학자 반 알렌 박사의 이름을 땄다. 이 띠를 통과하는 것만으로도 암 발생률이 현저하게 높아지고 그대로 노출됐을 경우 45시간 만에 죽을 정도의 강력한 방사능이 있다고 한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조금씩 느려지고 있음에 따라 달 역시 지구로부터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수십 년에 걸쳐 측정한 결과 1년에 3.8cm씩 멀어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달이 만들어내는 밀물과 썰물 작용이 마찰을 일으키면서 지구 자전 속도를 조금씩 늦추고 반작용으로 인해 달과의 거리가 점차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달은 지구 자전축을 23.5도로 안정되게 잡아주면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달과 점점 더 멀어지면서 지구의 기후는 물론 상상 이상의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영국의 에든버러 대학의 리차드 래테 교수가 2004년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달은 원시 지구에 생명체를 탄생시킨 계기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당시 지구와 달의 거리가 현재보다 훨씬 가까웠기 때문에 조석력이 훨씬 커서 지구에 생명을 탄생시키는 에너지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달은 지구의 바다에 조석 간만 효과를 주면서 여러 영향을 미쳤는데 바다뿐만 아니라 대기에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물론 특별한 관측 기술이나 기기가 있지 않은 이상 확인이 어려울 정도로 미세하기는 하지만 열대 부근에서 그 영향력이 강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태양을 기준으로 지구의 자전축은 23.5도 기울여져 있어 중위도 지역에서는 사계절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이 자전축의 방향과 각도가 늘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팽이가 돌 때도 회전축이 조금씩 흔들리는 것처럼 태양과 달의 중력에 의해 회전될 때 지구 역시 자전축이 조금씩 흔들린다. 이로 인해 20세기 지구 자전축이 약 10m 정도 이동했다고 한다. 1년 동안 평균 10cm 정도 이동했다는 것은 지구의 크기로 봤을 때는 정말 작은 거리이고 이로 인해 우리가 일상에서 별다른 이상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인공위성의 공전궤도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는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지구 자전축의 이동과 속도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 중이다.
지구는 순수한 음전하를 띠고 있고 대기는 양전하가 존재하고 있다. 대기는 전하에 대해 완벽한 부도체가 아니기 때문에 지구와 대기 사이에는 약간의 전하가 흐르기도 한다. 그래서 지구 표면에서 음전하가 약간씩 빠져나가 대기로 올라간다. 이러한 사실은 1917년부터 과학자들에 의해 알려진 사실이긴 했지만 정확하게 원인을 알지는 못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대기에서 지표면으로 번개가 치면서 다시 지구 표면에 음전하를 보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먼지들이 있다. 그것을 우주 먼지라고 부르는데 과학자들은 이 우주 먼지에서 우주에 대한 아주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먼지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미세먼지와 같은 존재는 아닌 셈이다. 약해진 자기장을 틈타 우주먼지는 지구에 연간 1만 4천 톤의 먼지가 지구로 쏟아진다고 한다. 1mm 이하의 작은 입자로 46억 년 전 태양계가 만들어질 당시 생성된 것들이 많기 때문에 태양계의 탄생 비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구 먼지와 뒤섞이면서 분류해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성층권이나 남극 등 지구 먼지가 최대한 없는 곳에서 열심히 우주먼지를 찾아 연구하고 있다.
비행기가 이착륙하기 위해 필요한 활주로는 지구의 자극을 기준으로 지정이 된다. 그래서 가끔씩 활주로가 변경되는 이유는 지구의 자극 역시 조금씩 변화하기 때문이다. 지구의 자기장이 약해지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지구의 극이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0년간 자극의 이동 속도가 연간 10km였지만 최근 와서는 4배 증가해 연간 40km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변화하다 보면 언젠가는 지금과의 반대 방향으로 역전될 수 있겠지만 이 현상이 급작스럽게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폴 시프트라고 불리는 이 현상으로 인해 최악의 경우 대륙을 이동시킬 수 있을 정도의 지진이나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지구 내 모든 생명체들이 멸종할 수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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