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집은 애견 키우니? 우리 집은 애묘 키운다!
농림 수산검역검사본부가 2012년 실시한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 반려 고양이의 숫자는 총 115만 8932마리로 추산된다고 한다. 2006년 같은 조사에서 47만 7510마리로 나타난 것에 비하면 6년 만에 2배가 넘게 늘어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반려견의 숫자는 655만 1206마리에서 439만 7275마리로 3분의 1가량이나 줄었다. 이는 반려동물을 선호하는 ‘나홀로족’층의 애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려동물은 사람에게 또 하나의 친구이자 가족이다. 그만큼 남다른 관리와 책임감으로 보살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고양이는 강아지와 특성이 많이 달라 강아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키워야 한다. 오랫동안 한 가족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고양이 키울 때 주의사항을 자세히 알아보자.
강아지에 비해 고양이는 털이 많이 안 빠질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고양이는 털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빠진다는 걸 명심하라. 정기적으로 빗질을 해주지 않으면 ‘hairball’이라는 털 뭉침으로 큰 고통을 겪을 만큼 말이다. 집안, 옷, 음식 등에 털이 들어가거나 붙어있는 것은 다반사. 가족 중에 기관지가 좋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각별히 더 주의해야 한다.
고양이는 강아지와 모든 면에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화장실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강아지는 신문지 한 장, 아니 어떤 곳이든 배변이 가능한 반면, 고양이는 습성상 모래나 흙에 용변을 본다. 천적으로부터 자신의 채취를 숨기기 위한 본능인데, 강아지에 비해 배변 훈련이 비교적 쉬울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위생적인 모래 마련과 주인이 더 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 화장실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는 우유를 좋아한다고 알고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고양이는 ‘고양이 전용 우유’를 좋아한다. 우리가 먹는 일반 우유를 고양이에게 먹이면 설사를 하거나 배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아지가 먹던 사료나 간식도 주어선 안 된다. 고양이는 육식 동물이기 때문에 탄수화물 등의 성분이 포함된 사료는 적합하지 않다. 사람이 먹는 음식은 모든 동물들에게 자극적이므로 주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양파, 초콜릿, 소금, 귤, 참치는 절대 주어선 안 된다. 고양이 전용 사료를 주고, 고양이에게 좋은 재료들로 직접 수제 간식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집안에는 고양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인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좌변기다.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는 걸 좋아하는데, 좌변기에 구멍이 뚫려 있고 물이 고여있다는 걸 모른 채 올라갔다가 빠지는 경우가 많다. 큰 고양이들은 물에 빠진 생쥐 꼴을 면하기 힘들고, 새끼 고양이들의 경우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어린 고양이를 혼자 두고 외출할 때는 좌변기 뚜껑을 꼭 닫아두도록 하자.
강아지보다 고양이가 확실히 목욕을 덜 해도 되는 건 사실이지만, 양치질의 경우는 아니다. 고양이도 강아지처럼 치아 관리를 잘 해주지 않으면, 고약한 입 냄새와 치석 등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 하기 때문이다. 고양이 전용 칫솔과 치약을 이용해 하루 한 번은 꼭 양치질을 해줘야 하며, 치석이 누렇게 껴 있을 때는 치석 관리 제품을 이용하거나 동물병원에 가서 치석을 제거해야 한다.
‘그르렁 그르렁~’ 고양이는 강아지와 다른 소리를 낸다. 고양이를 쓰다듬을 때 나는 이 소리는 끙끙 앓는 소리가 아니라 행복하고 안정감을 느낀다는 말이다. 고양이는 강아지만큼 쉽게 배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 배를 간질였다가는 봉변을 당할 수 있다. 소파나 가구에 발톱 자국을 내놓는 걸 보고 분노할 필요 도 없다. 영역 표시를 위한 본능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침대 맡에 죽은 쥐를 가져다 놓은 걸 보고 놀라지 마라. 당신에 대한 고마움을 선물로 보답한 것이다. 바로 앞에서 놀라고 수선을 떨면 고양이가 상처받을 수 있으니 침착하게 안 보이는 곳에서 처리하도록 하자.
많이 움직이지 않는 고양이는 좁은 집에서 생활하면서 양질의 간식을 다량 섭취할 경우 비만에 걸리기 쉽다. 꾸준히 체중 관리를 해서 당뇨나 고혈압 같은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다이어트 사료를 먹이거나 중성화 수술을 통해 대사율을 줄일 수 있다. 고양이 풀로 섬유질을 보충해주는 것도 좋다. 캣타워나 고양이 장난감, 계단 등 다양한 놀이로 운동을 시켜줘야 한다. 적당한 산책도 좋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강아지처럼 목줄을 해서는 안 된다.
고양이도 병에 걸린다. 특히 물을 잘 안 마시기 때문에 방광염에 잘 걸린다. 그릇에 따라 놓은 물을 잘 안 마시려는 고양이에게는 더 각별히 신경 써서 신선한 물을 먹여야 한다. 또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집안 환경이 바뀔 때마다 예민하게 반응한다. 심할 경우 방광염, 변비로 이어지기 때문에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고양이는 숨기는 특성이 있어 병도 커져야만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정기적인 검진과 예방 접종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라.
고양이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야생성이다. 그래서 집안에서만 자란 고양이도 다루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발톱을 자르거나 병원에 가는 필수적인 관리도 쉽지 않다. 그래서 고양이는 아파도 치료를 하기가 까다롭다. 치료를 할 때는 고양이를 따뜻한 수건으로 잘 감싸 안정을 느끼게 해주며, 절대 놀라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아무리 고양이를 잘 다루는 주인이라도 한 번 놀란 고양이를 통제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강아지보다 평균 수명이 아주 길다. 보통은 12~15세를 살고, 집고양이의 경우에는 20년도 넘게 산다. 고양이를 처음 키울 때 단지 외로워서, 예쁘니까, 강아지보다 덜 칭얼대니까 키운다고 생각한다면, 앞으로 20년을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게다가 우리는 대부분 고양이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며, 강아지보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함께 키울 가족들의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 고양이는 장난감이 아니다. 평생 돌보고, 희로애락을 함께 할 가족으로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자신이 없다면, 아직 고양이 입양을 할 때가 안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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