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역대 베스트셀러
시간이 흘러도 계속해서 읽히는 책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일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도서들의 목록에는 그 비밀이 숨겨져 있다. 말 그대로 바이블인 <성경>과 <쿠란>을 비롯해 <마오쩌둥 어록> 같은 종교·서적, 그리고 지금까지 4천만 부 이상 판매된 우리나라 <수학의 정석>이 바로 그 주인공들 중 하나이다.
특이한 점은 상위권 대부분이 영국 출신 작가의 판타지적 요소가 충만한 소설이라는 것이다.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 온 전세계 역대 베스트셀러들 중에서 열 편의 소설을 골라 소개해 본다.
찰스 디킨스의 19세기 소설인 <두 도시 이야기>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2억 부가 넘게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프랑스 혁명의 광기를 그린 역사소설이자 숭고한 사랑 이야기이기도 한 <두 도시 이야기>는 프랑스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삶과 귀족의 폭압 정치, 이에 대비되는 한 남자의 순애보와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잘 버무려 내고 있다. 찰스 디킨스의 다른 작품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특히 뮤지컬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현재까지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소설로 남게 되었다.
<두 도시 이야기>에 대적할 만한 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소설로는 단연 <어린 왕자>를 꼽을 수 있다. 동화 같은 감성으로 <두 도시 이야기>와는 대비되는 초현실적 스토리를 펼치는 <어린 왕자>는 프랑스 작가인 생텍쥐페리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순수성을 허락하지 않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방황하고 고뇌하는 어린 왕자를 통해 세계대전으로 참혹해져 가는 세상에서 작가가 가진 마지막 희망을 아름다운 동화로 엮어낸 <어린 왕자>는 어른에서 아이까지 모든 세대와 문화의 공감을 얻어낸 보석 같은 소설이다.
이미 영화화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설 <반지의 제왕>은 존 로널드 루엘 톨킨의 <호빗>과 함께 지금까지 1억 5천 권이 넘게 팔린 소설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반지의 제왕>은 3부작 판타지 소설로, 클라이브 스테이플스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어슐러 르 귄의 <어스시 시리즈>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지 소설로 꼽힌다. <반지의 제왕>은 <호빗>의 속편으로 1937년과 1949년 사이에 쓰였으며, 암흑 군주 사우론이 만든 절대 반지를 중심으로 인간과 함께 호빗, 요정, 난쟁이, 오크 등의 종족들의 반지 쟁탈전을 마치 웅장한 북유럽 신화처럼 전개하고 있다.
<반지의 제왕>의 톨킨이 불운한 삶을 살다 사후에 빛을 본 소설가였다면, <해리 포터> 시리즈의 조앤 롤링은 책 출판과 동시에 부와 명성을 거머쥔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1997년 발표된 <해리 포터> 시리즈의 1편으로, 전 세계적으로 1억700만 권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반지의 제왕>의 어린이 버전과도 같은 아기자기함이 매력이며, 역시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나머지 시리즈도 발매될 때마다 진기록을 세우며 앞다투어 베스트셀러에 등록됐다.
추리소설 마니아라면 미스터리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라는 이름을 결코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평생 장편 추리 소설만 써 왔던 애거사 크리스티는 1939년에 발표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통해 일약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엘러리 퀸의 과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과 함께 세계 3대 추리 소설로 꼽힌다. 10명의 사람들이 외딴 섬에서 초대되어 벌어지는 일화를 소재로 한 소설로, 애거사 크리스티만의 냉담하면서도 논리적인 전개 방식이 매력적이다.
<삼국지>, <수호전>, <서유기>와 함께 중국 4대 고전으로 꼽히는 <홍루몽>은 18세기에 발표되어 중국 문학 최고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1억 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마오쩌둥도 <홍루몽>을 애독했으며, <홍루몽>만을 연구하는 연구 기관도 있었고, 여전히 작자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도 하다. 대대로 고관을 지내고 황실의 인척이기도 한 상류 계급 가씨 가문의 귀공자 가보옥을 주인공으로, 임대옥과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500명의 등장인물이 청나라 시대의 중국을 이야기하고 있다.
19세기 영국 문학 대표작인 <그녀>는 헨리 라이더 해거드의 연재소설이다. 헨리 라이더 해거드는 군 생활 기간 동안 남아프리카 원주민들의 풍습을 체험하고, 원주민 여성과 사랑에 빠지기도 한 경험을 토대로 전작인 <솔로몬의 동굴>에 이어 환상적인 스토리를 다룬 <그녀>를 발표해 지금까지 8천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칼리크라테스와의 못다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이천 년을 동굴에 은거하며 기다려 온 신비로운 여인 아샤를 주인공으로 그녀의 카리스마와 아름다움에 대적하는 공포와 모험을 그리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동굴의 여왕>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2000년대를 풍미했던 베스트셀러 중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다빈치 코드>다. 댄 브라운의 2003년 작으로 시리즈로 발매되었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8천 만권이 팔린 베스트셀러로 기록되고 있다.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이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조사하면서 시온 수도회와 오푸스 데이가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가 마리아 막달레나와 결혼하여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두고 벌이는 종교적 사투를 추적하는 이야기로 역사와 종교를 바탕으로 한 흥미진진한 설정들이 많은 인기를 끌었다.
브라질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쓴 <연금술사>는 20세기 식 <어린 왕자> 같은 담백하고 짧은 소설이다. 전 세계 56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지금까지 7천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 스페인의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그 아래 숨겨진 보물의 꿈을 계기로 긴 여행길에 오르는 과정을 다룬 소설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다양한 상황에 부딪히면서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달으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었으며, ‘힐링’ 열풍의 시작을 열기도 했다.
최근 영화화되어 다시 한 번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영국의 작가 E. L. 제임스의 에로 소설 시리즈다. 현재까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50가지 그림자 - 심연>, <50가지 그림자 - 해방>의 시리즈가 각 2권씩 총 6부작에 걸쳐 발표되었으며, 발매될 때마다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라 현재까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한 편만 해도 약 6천만 부 이상의 공식 판매 부수를 기록하고 있다. 평범한 대학 졸업반 여학생과 청년 부호의 괴상한 성적 취향과 성관계 묘사를 긴장감 있게 묘사해 우리나라에서는 19세 미만 구독 불가 판정을 받았다.
더욱 다양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