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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리미 Feb 26. 2022

항생제로도 죽지 않는 곰팡이가 있다

칸디다균 자가치료를 병행하다


1~5화 내용 요약. 


'턱, 무릎, 발가락 관절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급성 염증과 통증으로 병원 투어를 다녔으나 뚜렷한 해답을 얻지 못함. 다행히 친언니로부터 '장누수 증후군'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고, 그 뒤로 찾은 기능의학 내과 병원에서 '저포드맵 식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음. 온라인 검색 후 저포드맵 식이요법을 시작하였고 점차 증상이 호전되는 듯 보임. 하지만 변비가 생기기도 하고, 복부에 가스가 차는 등 위장 컨디션이 빠르게 회복되지는 않음. 그러던 중 '칸디다균 과다 증식' 증상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셀프 관장 후 칸디다균 자가치료까지 병행하게 됨.' 



저포드맵 식단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식이요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매일 매끼마다 먹은 음식들을 사진으로 남겨 '식단 일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오늘 하루 동안 배에 가스가 많이 차거나 다른 불편함이 있었는지, 화장실 신호가 왔다면 배변 상태는 어땠는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무릎과 발가락 관절의 붓기와 통증의 정도는 어땠는지 등등 가능한 느끼는 대로 세세하게. 


확실히 장에 자극이 덜 가는 음식들 위주로 가려 먹기 시작하니 조금씩 속이 편해지는 느낌은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망가진 위장이,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회복되긴 어려웠다. 설사를 안 하는 대신 이번엔 변비가 생겼다. 변비가 생기니 몸도 무겁고 더부룩함도 들었고, 이런 불편함에 업무에 제대로 집중하기도 쉽지 않았다. 병원에서도 답을 얻지 못했는데 가까운 가족들에게 이야기해봤자 근심만 키울 뿐이었다. 


내가 의지할 곳이라곤 온라인상에서 만난 랜선 의사님들과 나의 똑같은 처지의 사람들이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그분들이 남겨주신 정보를 토대로 퍼즐 조각을 끼워 맞추듯 수많은 정보를 입력하고 다듬었다. 그러다 사람들이 식이요법을 하는 또 다른 이유로 '칸디다균'이라는 존재에 대해 알게 됐다. 항생제로도 죽지 않는, 아주 끈질긴 곰팡이균이라고. 때문에 이것을 집중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가치료를 하고 있는 분들이 꽤 많았다. 저포드맵 식단에 이어 또 다른 세계가 열리는 듯했다. 


*칸디다균 자가치료

내 몸에 증식되어 있는 아주 아주 끈질기고 독한 곰팡이균 '칸디다'를 스스로 제거하여 치료한다. 치료 방법은 영양제를 병행한 식이요법이었다. 식이요법은 저포드맵 식단과 함께 설탕, 밀가루, 술 3가지를 금지하는 것이었다....... 


*칸디다균 자가진단 방법

1. 투명한 유리컵에 물을 어느 정도 담고 파동이 없는 상태에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침을 뱉어본다. 

2. 침이 길게 늘어지면서 밑으로 가라앉는 정도가 심할수록 칸디다균이 많다고 봄. 


더욱 놀라운 것은 칸디다균이 과다 증식했을 때의 증상이, 그 당시 내가 겪고 있던 증상과도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었다. 단기 기억력 저하, 머리가 멍한 느낌, 만성피로, 변비, 근육 통증, 관절염, 부종, 소화장애(소화불량, 가스, 장염, 더부룩함 등) 등등 해당하는 것이 거의 80% 이상이었다. 


특히 365일 가라앉지 않는 턱 밑 여드름은, 수많은 칸디다균 침투 증상 중 하나였다. 예전부터도 항상 턱 밑에만 여드름이 있어서 도대체 그 이유가 뭔지 궁금했었다. 그렇다면 내가 굳이 칸디다균 자가치료를 시도해보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위험한 방법이 아니고서야!


그래서 닥치는 대로 정보를 수집해서 칸디다균을 없애기 위한 영양제와 보조치료제들을 구매했다. 처음에는 종류가 여러 가지라 복용법이나 순서를 익히는 데도 익숙하지 않았지만, 원리를 이해하면 간단했다. 

*칸디다균 자가치료 원리, 방법

칸디다균을 없애려면 먼저, 이 놈들이 입고 있는 두꺼운 갑옷을 벗겨야 한다. 갑옷이 벗겨지면서 더러운 먼지(세균) 같은 것들이 나오는데, 이를 청소해주는 것이 진균제다. 내가 구매한 것은 천연 항생제로 베르베린, 오레가노 오일, 자몽씨 추출물 총 3가지다. 굳이 3가지씩이나 구입한 이유는 1가지로만 복용할 경우 내성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정보 때문이었다. 


갑옷을 벗기고 먼지를 청소했으면, 본격적으로 칸디다균을 공격해줄 차례다. 1회 공격으론 부족하기 때문에 매일 2회에 걸쳐 괴롭혀준다. 그러다 보면 얘네들도 심술을 부린다. 죽기 싫어서 안간힘을 쓰다 보니 독소를 내뿜는데, 이것이 '다이 오프' 증상이라고 해서 또다시 인간의 몸을 괴롭힌다. 이를 대비해 반드시 진정을 도와주는 영양제를 복용해주어야 하고 취침 전에는 장점막이 상하지 않도록 보호막을 입혀주고 유익균을 늘려준다. 이 방법대로 최소한 1개월 이상 실천해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나만의 칸디다균 자가치료 루틴] 

1. 아침 공복 - 바이오필름 분해제(칸 덱스) 2알 

2. 30분 후 - 진균제(베르베린) 1~2알 *일주일마다 종류 교체

3. 30분 후 - 아침식사 (저포드맵 식단) 

4. 식후 2시간 - 칸디다 집중 공격! (SF722) 5알 

5. 1시간 후 - 점심식사 (저포드맵 식단) 

6. 식후 즉시 - 비타민C 1000mg, 오메가 3, 밀크씨슬 

7. 식후 2시간 ~ 4시간 - 칸디다 2차 집중 공격! (SF722) 5알 

8. 취침 전 - L-글루타민, 유산균 



루틴은 개인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으나, 특히나 나는 위장이 약해진 상태였으므로 그나마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만 구성해봤다. 영양제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것쯤이야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그만큼 엄격하고 철저한 식단관리가 뒷받침해주어야 했다. 


장이 망가졌으니 저포드맵 식단은 필수고, 회복의 속도를 높이려면 곰팡이균이 더 이상 증식하지 못하도록 세균의 먹이가 되는 설탕, 알코올까지 추가로 제한해야 하는 상황.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관절 염증까지 쉽게 낫지 않는 바람에 저포드맵 식단 중에서도 염증에 좋지 않은 성분이 들어간 음식들도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아....... 이렇게 음식이 내 몸에 미치는 영향이 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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