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한 어느 날,
"혹시 어제 퇴근길 네잎클로버 무인판매 보셨어요?"
"엇 저 봤어요"
"누가 사는가 싶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보여서 봤더니 몇개 안 남았더라구요"
"맞아요! 저도 봤는데 완판하겠던데요"
퇴근길 지하철역 앞에 펼쳐진 무인판매대를 다들 목격한 모양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광화문, 여의도, 강남역처럼 직장인들이 많은 유동인구 지역은 아니지만 아파트 밀집지역이라 오고 가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이들을 대상으로 네잎클로버 상인은 어느 정도 판매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았는지 며칠동안 무인판매대가 보였다. 지나는 길이었지만 나도 흥미롭게 바라봤다.
네모난 트레이에 '오늘 하루 수고하셨어요, 소중한 사람에게 행운을 선물하세요' 라는 감성적인 글귀가 쓰여져 있었다. 무인판매라 한쪽 면에는 계좌이체할 수 있도록 계좌번호가 적혀있었다.
우리는 이걸로 점심시간에 짧은 토론을 했다.
이 월급으로는 먹고 사는데 빠듯하니, 부업을 통해서 자산을 늘려보자는 얘기였다. 며칠동안 목격한 네잎클로버 우리도 팔아볼까? 농담 반 진담 반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네잎클로버도 재배할 수 있는지 이때 처음 알았다. 지금껏 네잎클로버는 풀밭에 쪼그려앉아 사람이 일일이 찾는 줄 알았다. 순진한 건진, 무지한 건지..허허
인터넷에 파는 네잎클로버는 1,000원에 살 수 있었는데, 무인판매대에서는 3,000원에 팔아 개당 2,000원의 폭리를 취하고 있었다. 이걸 먼저 발빠르게 생각해내어 감성 한스푼 담아 누군가는 소소하지만 용돈을 벌고 있었다니!
그다음 아이디어로는 동료 중 한명*이 매달 유료구독하여 집으로 배송받고 있다는 레터였다. (*대문자 F감성이 충만한 동료)
이 레터는 책에 나온 글귀, 세상 다정한 감성적인 글귀를 사람이 직접 써서 보내준다고 하였다.
"이걸 돈까지 주고 받고 있다고요?"
"이거 받으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제가 써드릴 수 있어요, 저한테 유료결제 해주세요"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 하나. 똑같은 컨셉으로 써서 보내면 차별점이 없으니 엄마, 언니처럼 다정한 잔소리 해주는 잡도리레터.
각박한 세상에 마음 약해지지 않도록 한달에 한번씩 정신차려! 일깨워주는 그런 컨셉이었다.
"이거 받고 기분 나빠져서 구독 취소하면 어떡해요?"
"굳이 돈 주고 잔소리 듣고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
괜찮을 것 같았던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있었는데 없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부업을 통해 우연한 기회로 엄청난 대박을 터트려 월급을 넘어서는 신화를 가져보지 못한채, 우리는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일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