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0.
평일 저녁, 퇴근 후 명상 수업에 참여했다. 수업에 나처럼 명상이 궁금해 호기심에 참여한 사람도 있고, 불면증을 겪고 있어 명상이 숙면에 도움이 될까 싶어 참여한 사람, 폐소공포증을 앓고 있어 역시나 명상의 도움을 받아볼까 참여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쉬는 시간이 되자 강사님이 따뜻한 차와 함께 편지지를 나눠주며 ‘50일 후의 나에게 쓰는 편지’를 써보라고 했다. 명상을 들으러 오는 사람들의 주목적 중 하나가 ‘힐링’ 이기 때문에 편지지를 왜 나눠주는지가 이해되기도 했다.
2025년 다들 각기 다른 한 해를 보냈을 것이다. 50일 이후면 12월 31일이 되는 것이니 힘든 한 해를 보낸 나를 위로해 주고, 열심히 잘 살았노라 칭찬의 한마디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편지라니. 편지 쓰는 건 조금 귀찮았지만 50일 이후 이 편지를 읽어보는 내 모습을 상상하니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평생 살면서 나에게 편지 쓸 일이 얼마나 될까? sns메신저 활성화로 요즘 남에게도 편지를 잘 안 쓰게 되는데, 나에게 더더욱 쓸 일이 없다. 마침 이런 계기가 생겨서 한번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10분 남짓 쉬는 시간 동안 나에게 쓰는 편지를 써 내려갔다. 이 편지는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쓰는 편지도 아니었기에 그저 펜이 이끄는 대로 나에게 무슨 말을 해주면 연말에 힘이 담뿍 날까를 떠올렸다.
연말에 회식, 집들이, 치과 방문 등 개인용무로 무척 바빴다. 그래서 화장대 서랍에 넣어둔 편지를 잊고 있다가 조금 늦게 편지를 개봉했다.
50일 이후의 나에게.
나에게 쓰는 편지라니 처음이다. 올 한 해는 결혼도 하고.. 잊지 못할 한 해였지? 결혼하니 행복하다는 마음의 소리가 숨기지 못하고 나온다.
부서이동으로 바뀐 업무에 적응하느라, 결혼준비 하느라 바쁘고 정신없었던 한 해.
앞으로는 쉬엄쉬엄 여유롭게 인생을 남편과 유유자적하며 즐기며 살아보도록 해.
너의 인생에는 항상 어려움과 시련이 있어왔잖아. 지금껏 쉬운 적 한 번도 없었잖아. 이제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도 배워보자.
이제는 인생의 반려자 남편에게도 좀 의지하고 함께 풀어나가봐. 혼자라고 생각하고 혼자 고민하고 치열했던 삶은 졸업하고 이제는 함께 하는 재미를 알고 즐기며 사는 사람이 되기를.
어차피 이번 생에는 부자 되기는 힘들고 부자보다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기를.
결혼하고 나서 살이 좀 쪘는데, 50일 이후에 내가 더 살이 쪄있지 않기를..^^
2025년의 나야 잘했고 2026년도 으쌰으쌰 힘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