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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사직원K Mar 12. 2020

여행사&항공사 지금 괜찮아요?

얼마냐 힘든거냐고 묻고 싶은거죠?

여행사&항공사 요즘 어때요? 괜찮아요?


여행사 직원 K가 여행사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는 것은 주변에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워낙 입사 전부터도 여행업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학부 때 좋은 성적을 거뒀던 공모전들도 모두 항공, 여행 관련이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내가 'OO투어'에 다니게 되었다고 했을 때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덕분에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소리는 "K씨, 여행사는 요즘 어때?"

사실 '어떠냐'고  묻는다기 보단 '얼마나 힘드냐'고 물어보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어쨌든 물어본 사람이 있다면 대답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기에

"진짜 힘들어요, 엄청 힘들어요. 다 망하게 생겼어요."라고 말한다.


사실이다. 작년 6월에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해 스테디 셀링 지역이었던 일본상품 판매는 반토막이 되었고, 하반기에 들어서는 일본을 대체해서 주력으로 팔았던 중국마저 판매가 위태위태해졌었다. (그마저도 호주는 산불 이슈까지 있었다.) 처음에는 걱정되서 취소하던 고객들이, 이제는 항공 노선이 없어 강제로 취소되버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여행은 물론 집 앞에 나가는 것이 그리워진 현 상황에서 여행사며 항공사는 물리적인 업무량이 줄었다. 항공사는 노선 운행이 없고, 여행사는 그로 인해 상품이 깨지고(없어지고) 현지 액티비티 상품은 갈 수 없기에 팔 수도 없다. 가장 바쁜 업무는 취소처리.


그렇다보니 우리 회사를 비롯한 많은 여행사와 항공사들이 유급 휴직, 주 4일제, 주 3일제, 무급 휴직까지 동원해서 물리적으로 줄어버린 업무량에 근무인원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나의 일자리, 나의 급여가 직격탄을 맞게되니 여행업은 참 변수가 다양한 업계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실감하게 되는 요즘, 업계 종사자 중 어떤 사람들은 진작에 탈 여행업을 했어야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 말은 나 스스로에게도 질문이 되곤하는데 '다시 선택할 기회가 있다면 나는 다른일을 했을까?'라는 생각엔 '에이, 아니지. 난 결국 이 업계였겟지.'라는 대답이 바로 따라붙는다. 난 어쩌다 잘못 걸려서 여기에 발을 들인 사람이 아니라, 여기가 아니면 재미가 없고 재미없는 일 하면서는 살고 싶지  않아 이 업계로 들어온 사람이기 때문에.


또 여행업계 전체가 망할거라는 비관론에 대해서는 웬지 모를 자신감도 있다.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뭐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니다. '여행적금' 등 모은 돈의 목적 자체가 여행이 되었다는 사실은 곧, 여행이 더 이상 소수의 취미가 아니라 대다수의 취미 혹은 삶의 목표가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상황이 나아질때면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여행을 떠날 것이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비관도 말자.

그 동안 바빠서 못했던 것들, 돌아보지 못했던 것들을 돌아보며 더 견고해진 서비스와 마인드를 준비하고 있을테니!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라고 하고 해지는 사진을 올리는 사람=나




+콜센터가 전화를 안 받는건 현 상황에 맞는 최소인력이 배치되고 난 뒤인데다가 항공 운휴가 데일리로 터지고 있는 상황인지라 취소문의 또한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화선 빼놓고 놀러갔냐, 이럴거면 콜센터는 왜 있냐'는 소리는 우리 콜센터 직원들을 보면 쏙 들어갈 소리다. 난감한 상황에서, 화가 난 고객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는 콜센터 직원분들께 항상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 (그러니 직원분들께 말을 더 둥글둥글 예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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