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팀을 연구하고 싶은 이유

데이브가 "늑대는 팀으로 사냥한다"를 시작하는 이유

by 소소하고 사사로운


첫 직장을 퇴사하고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참 많이도 울었다.

초등학생 이후로는 언제 그렇게 울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회사의 네임밸류도 연봉도 복지도 모두 놓기 힘든 것들이었지만, 마지막까지 놓기 힘들었던 것은 우리 팀과 동료들이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래봤자 회사 동료일 뿐인 사람들 때문에 나는 왜 그렇게 울어야만 했을까.


나는 내가 정말 감정조절장애자가 된 줄 알았다. 그러다 동료들이 몰래 퇴사 선물로 보내 준 제주도에서 올레길을 걸으며 깨달았다. 퇴사 메일을 보내고 받았던 답장들과 만남들 속에서 답을 찾았다. 내가 울보가 아니라 너희들이 비정상적으로 좋은 동료였다고. 그 동안 내가 너무 좋은 팀에 있었을 뿐이라고.


근데 왜, 나는 우리 팀을 좋은팀이라고 생각했지?

팀장님의 리더십이 훌륭해서? 아니면 동료들의 마음이 따뜻해서? 이것저것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되돌아보면 나는 대부분 좋은 팀에 속해 있었다. 대학교 때의 인액터스팀, 8년간 지속가능하고 있는 사회책임 스터디 Clipidea 팀, 그리고 이제 막 떠나온 HR팀까지. 나는 대부분의 일요일 밤, 월요일 아침을 생각하며 괴로워 하지 않았다. 나는 정말 운이 좋았었다.


이 팀들에 공통점이 있을까? 좋은 팀은 무엇일까? 사람들과 관계가 좋으면 좋은 팀일까? 성과만 잘 내면 좋은 팀일까? 팀 생산성이라는 건 또 뭘까?


어쨌든 왜, 나는 어렸을 때부터 늘 좋은 팀을 갖고 싶었을까?

나 혼자서는 게으르고 나약해서 못하는 것들도 팀으로서는 할 수 있었다. 인간 혼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던 것들을 팀을 이루고 사회를 이뤄 해 나갔다. 나는 그것이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팀의 일원으로 나는 대부분 행복하게 보냈다. 앞으로 더 좋은 팀원이 되고 싶고 내가 머무는 팀들을 좋은 팀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 내가 머물지 못하는 팀에도 좋은 영향력을 미쳐 더 좋은 팀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전 회사에서 6년 간 HRD, 조직개발 담당자로 일하면서 팀 안에서 개인의 성장을 다루고, 팀 빌딩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쩐지 늘 근본적인 것에는 도달하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했다. 보다 그 팀 안에 깊숙히 들어가서, 직접 그 멤버가 되어서 좋은 팀을 만들어 가고 싶었다. 결국 그 욕구는 나를 스타트업의 조직개발, 조직문화 담당자의 길로 이끌었다.


많은 팀들 중에서도 직장 내 팀을 더 다루고 싶었다. 오늘날 사람들이 경험하는 가장 가깝고 오래 머무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나는 공동체 안에서 각자의 힘을 발견할 때 더 각자가 각자 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도 팀의 일원으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안에서 작은 기여라도 할 수 있다면 나도 너무 행복할 것 같았다.


혼자만 품던 생각들을 묵혀두지 않고,
마음 맞는 또다른 동료들과 프로젝트 팀을 이뤄보기로 했다.

좋은 팀에 대해 상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데이터를 측정하고 분석해서 좋은 팀이 어떤 것인지 탐구한다! 회사도, 사는 곳도 나이 대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좋은 팀을 연구하고 그 결과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만 가지고 모여서 일을 벌리기로 했다. 경험해보지 못한 성격의 팀이라서 기대만큼 걱정도 크다. 그렇지만 늘 그랬듯 이 운이 좋은 나에게 이 팀도 나의 또 하나의 좋은 팀이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시작. Beginning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