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탁월한 선택보다 이별하는 법을 배운다.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코끼리를 갖고 싶었다. 그는 코끼리가 너무 좋아서 코끼리 한 마리를 갖는 것이 소원이었다. 자나 깨나 코끼리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가 뜨거웠다.
그는 차츰 알게 되었다. 당장 코끼리를 갖게 된다 해도 자신은 그걸 키울 능력이 없다는 것을. 그는 평범한 넓이의 마당을 가진 자그마한 집에 살고 있었고, 아주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농담으로라도 부자라고 말할 수 있는 형편이 전혀 아니었다. 코끼리를 손에 넣는다 해도 그것을 데려다 놓을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으며, 날마다 코끼리를 배불리 먹일 사료를 살 돈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사랑하는 것을 곁에 두는 일에는 생각보다 거대한 면적이 필요하다.
이미지 속의 문장처럼, 어떤 이는 코끼리를 너무 사랑해서 자나 깨나 코끼리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깨닫는다. 자신의 작은 마당은 코끼리의 발걸음 하나를 받아내기에도 벅차고, 그 거대한 배고픔을 채워줄 경제적 여력도 없다는 사실을. 코끼리를 소유하겠다는 욕망이 코끼리를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어느 날의 생각.
우리의 삶도 이와 닮아 있다.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크기의 꿈을, 혹은 너무 무거운 관계의 무게를 억지로 내 좁은 마당 안으로 끌고 들어오려 애쓴다. 그 과정에서 마당의 꽃들은 짓밟히고, 울타리는 무너진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일이 결국 나 자신과 그 소중한 것을 동시에 파괴하고 마는 것이다.
'코끼리를 포기하는 마음'은 결코 패배나 단념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한계를 인정하는 정직함이며,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 온전하게 존재할 수 있도록 거리를 두는 '가장 거대한 사랑'의 형태다.
오늘 하루, 일상의 파편을 줍고 다녔을 나의 손을 내려다본다. 내 마음의 마당은 지금 어떤 상태일까. 혹시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코끼리를 억지로 붙들고 있느라, 정작 발밑에 떨어진 소중한 행복의 파편들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무언가를 포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코끼리가 드넓은 초원을 마음껏 달릴 수 있도록 놓아주고 나서야 나는 내 작은 마당에 핀 작은 풀꽃들을 비로소 보듬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오늘 밤은 내 안의 무거운 코끼리를 잠시 방생해주려 한다. 걷다가 멈춘 이 빈 마당에 고요가 찾아오면 나는 다시 찬찬히 허리를 숙여 내가 잃어버렸던 마음의 파편들을 하나씩 주워 담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