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01. 나는 서점원이다.

by 이단단


나는 파트타임 서점원이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바로 드림 하셨나요?”


고객님을 만나기 전, 서점원이 가장 먼저 하는 멘트다. 결제도서인지 온라인 주문도서를 수령하러 오신 것인지 확인하는 절차기도 하다. 처음엔 이곳만의 시그니처인사인 줄 알았다가 며칠 응대해 보니까 알 것 같다. 확인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는 것을.

내가 다니고 있는 지점은 동선이 넓어서 결제 코너와 바로 드림 코너가 분리되어 있다. 바로 드림에서 일하는 직원과 아르바이트생끼리의 관계는 좋다. 모두 F라는 성격유형(배려 최고다) 또 같은 내향인이라는 성격을 공유하며 서로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서로를 다정하게 침범한다.


소설을 좋아하는 취미도 비슷해서, 쉬는 시간마다 이야기꽃이 핀다. 실시간으로 주문조회를 하며 집책 하고, 바로 드림 수령처리 하는 일을 하다 보니, 오전근무는 시간도 훌쩍 잘 간다. 또 집책(바로 드림 도서를 담는 일) 여정을 떠나면, 고객님들의 도서문의가 들어오는데(주로 책 어딨냐는 질문) 도서번호나 서가번호로 찾아서 드리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는 사회생활이라는 게 이렇게 뿌듯한 거였구나. 진작 서점에 올걸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직 출근 3일 차라 어리바리하고 버벅거리기 일쑤지만 잘 알려주시고 백도 많이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하루종일 책 향기, 글 향기를 맡으며 이리저리 책 찾아 배회하는 기분은 정말이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뿌듯하다.


가끔 마음이 부대낄 때면 집책도서를 찾으며 서가 사이사이에서 잠시 책 향기를 맡으며 서 있곤한다.그러면 서점 향기가 코로 물씬 들어와 내가 책이 된 것만 같다.


앞으로 이곳에서 단단의 잡세이 (Job essay)를 종종 연재하려고 한다. 공감과 댓글을 적극 환영합니다.


집책: 주문한 도서를 찾아 모으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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