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봄의 손님, 알러지
봄이 오면 기분 좋지만 또 한편으로는 괴롭기도 하다. 알레르기가 심해진다. 눈 점막이 붉게 달아오르고 목이 칼칼해지는, 시도때도없이 기침하게 되는 알레르기의 습격 속에서도, 나는 오늘 예정된 오리엔테이션을 무사히 마쳤다. 새로운 출발을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응원을 받고 싶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기꺼이 감내해야 했던 시간들. 몸은 고단했지만, 학교와 도서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었다.
도서관의 문을 열었을 때 마주한 주말의 고요는 소란스러웠던 평일의 보상 같았다. 책장을 넘기는 소리, 누군가의 낮은 숨소리, 그리고 창가로 스며드는 저녁의 빛. 그 고요함 속에서 헌법의 문장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아팠던 몸의 감각조차 잠시 잊히고 만다. 게다가 나보다 연령이 훨씬 많은 분들이 열심히 강의를 듣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작성하는 모습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어 그 틈 속에서 더 열심히 하도록 채찍질했다. 여전히 법은 어렵지만 힘내서 이번 주 수강 할당량을 채웠다.
책 두 권 을 비우고 얻은 커피값 한 잔의 수입과, 학습에 대한 고민, 삐뚤거리는 필기들. 이 모든 번잡함이 주말 도서관의 정적 속에서 비로소 하나의 풍경으로 정리된다. 이 고요함이야말로 내가 오늘 주운 가장 귀한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곧 스터디도 시작하는데 그것 또한 기대된다. 아직도 낯을 가리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힘들어하기 토지만 사람들 속에 섞여있는 건 좋다. 배우는 것도 욕심나고 좋은 책을 읽는 것데 대한 욕심도 점점 올라가고 나에게 맞는 것 맞지 않는 것을 쳐내는 용기도 늘어난다. 여러모로 봄비가 쓸고 지나간 후에 점점 좋아진다. 우려했던 일에 해결이라는 줄을 긋는 순간, 내 안에서 환희가 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