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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뚜막 고양이 Feb 04. 2023

완벽하지 않아도

<나의 이야기>

완벽한 미인, 완벽한 신체비율, 완벽한 퍼포먼스! 사람들은 ‘이것이 완벽하다’라는 기준을 만들어 놓고 그것에 맞추기 위해 애를 쓴다.

완벽한 미인이 되기 위해서 성형외과에 찾아가 수술을 받고, 완벽한 몸매를 갖기 위해서 헬스장에서 PT를 받고, 필라테스를 하며, 단백질 쉐이크를 마신다. 또한 완벽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서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계속 연습을 한다. 완벽해질 때까지..


나 또한 완벽한 것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그러기 위해서 부단히도 노력을 했었다. 공부도 잘하고, 인성도 좋으며, 어느 곳에 가서도 인정받는 그런 사람. 내 주변은 항상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하며, 시간과 계획에 맞춰서 내가 생각한 대로 착착 진행되는 일과들. 외모도 그렇다. 잘 꾸며져 있어야 하고, 차려입어야 하고, 완벽하게 세팅된 모습이길 바랐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완벽하지 않았다. 일이 끝나야 할 시간에 마무리되어있지 않고, 계획했던 일이 펑크 나고, 예상밖의 돌발상황이 발생해 나의 생각과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가 많다.

완벽함만을 추구하다 보면 나의 계획이 뒤틀릴 때 견뎌내기 어렵다. 그만 폭발하고 십상이다.


나는 어느 날, 지나치게 완벽함을 추구하며 나 자신을 닦달하고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한다는 걸 깨달았다. 마음은 늘 편안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완벽하게 잘 해낼 것 같지 않으면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해 버리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요즘은 완벽하려고만 노력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되 나를 한없이 편안한 상태로 내려놓기도 한다.

새똥이 떨어진 차를 그냥 타고 다니기도 하고, 책을 매일 읽기로 결심했더라도 정말 읽기 싫은 날엔 마음 편하게 땡땡이를 친다. 가까운 곳에 나갈 때는 화장도 하지 않은 채로 머리질끈묶고 편한 복장으로 돌아다니기도 한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으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이전에는 늘 조급하고 불안했다. 하지만 지금은 훨씬 마음이 편안해졌다. 우리는 항상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심지어 완벽하지 않아 매력적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보기에 완벽해 보이는 모델들이지만, 가끔은 앞니가 벌어진 채 환하게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모델도 있고, 얼굴이 온통 주근깨로 뒤덮여있는 게 사랑스럽게 보이는 모델도 있다.

심지어는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 실수라도 하면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던 배우 이민호는 시상식장에 입장하는 레드카펫 위를 걸으며 꽈당 넘어지는 귀여운 실수로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완벽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때로는 미완성이기도 하고, 실수투성이기도 한 것이 사람이다. 대신 실수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점을 찾으면 된다. 넘어져도 툭툭 털고 일어나 계속 가던 길을 가면 된다. 우리는 실수해도 괜찮다. 완벽한 건 신의 영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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