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의 심장]

2025.08.26

by 벗곰

심장의 값이 10억이라고 했다.

심장이 없으니 심장을 갖고 싶고,

눈이 없으니 앞으로 보고 싶다.

달려보고 싶고, 소리란 무엇일지, 나에게도 명(命)을 다오


심장의 값이 10억이라고 했다.


10억은 못 벌어도 1억은 모아야지.

그래서 나도 벌어봤어, 어때?


아가, 이 돈으로는 부족하다. 심장의 값은 10억인데.

참지 못한 소년이 그의 부모를 죽여 심장을 꺼내 본다.


이것도 내 심장은 아니므로, 나는 내가 본 것을 전시해 본다.


자 값을 주세요.

이 잔혹한 해부쇼우(Show)를 관람하셨으면 값을 내셔야지.


동시대를 살아도, 이 작은 나라 안에 같이 살아도

닿지 않을 피 냄새가,

식은땀을 흘리며 비웃으려 애쓴다.


얘, 누가 그런 짓 하랬니? 그러구 돌아서서,

‘그래도 우리는 행복하구나, 저런 애들에 비하면.’


기록은 삼 일을 채 못 가 어둠으로.


심장의 값은 10억인데,

우리도 저 정도 돈은 있으니까, 그냥 어둠 속으로.


발끝까지 물이 차 올라도,


우리는 청바지 한 벌 2500만 원, 가방 하나에 억 이던가?

심장의 값이 10억이면 저렴하지 않아?

비싼 것도 아닌데 쟤는 왜 돈 벌어 살 생각도 못하구.


우리도 저 정도 돈은 있으니까,

우리도 저 정도 돈은 있으니까,

삼일장(三日葬)이면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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