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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롱이 Dec 15. 2021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300년 중반에 <시학(詩學)>을 저술했다. 당시 연극은 '시'를 읊는 것과 같이 양식적인 형태를 가졌는데, 이 책은 그가 '시'라고 여기는 장르에 대해 장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서사시, 희극, 비극 등에 대한 다양한 설명이 있지만, 그에게 있어 시학의 정수는 '비극'이었다.


1. 비극의 요건

가장 훌륭한 비극이 되려면 플롯이 단순하지 않고 복잡1)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연민과 공포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행동2)을 모방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이유는 그렇게 하는 것이 이 종류의 모방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시학 13장)


1) 플롯이 단순하지 않고 복잡

복잡한 플롯이란, 반전으로 인한 발견과 그에 따르는 고통이 있어야 한다. 먼저 반전이란 예상했던 것과는 반대의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발견이란 그로 인해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고통이 따라온다.

예를 들면 사랑했던 사람을 증오하거나 된다거나, 부자가 가난한 사람이 되는 과정에는 일종의 반전과 발견이 따라온다. 그로 인해 고통을 겪는 인물을 보게 되면 연민과 공포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비극을 복합 비극이라고 하며, 만약 발견이 생략되어 있다면 그것은 단순 비극이 된다.


2) 연민과 공포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행동

연민이란 주인공이 부당하게 불행에 빠지는 것을 볼 때 발생한다. 그리고 공포란 나에게도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여겨질 때 발생한다. 관객은 이러한 사건들을 자신의 경우에 빗대어보며 슬픔이나 두려움의 정서를 배설하고 쓸어내리며 감정을 순화하게 된다. 이러한 마음의 정화 작용을 카타르시스라고 한다.


2. 비극의 인물

다음 세 가지 플롯은 피해야 한다. 유덕한 자가 행복하다가 불행해지는 것을 보여서는 안 된다. (불쾌감을 준다) 악한 자가 불행하다가 행복해지는 것을 보여서도 안 된다. (비극적이지 않다) 악한 자가 행복하다가 불행해지는 것을 보여서도 안 된다. (인정에 호소하지만 연민과 공포가 없다) 연민의 감정은 부당하게 불행을 당하는 것을 볼 때 환기되며, 공포의 감정은 우리 자신과 유사한 자가 불행을 당하는 것을 볼 때 환기된다. (시학 13장)


1) 비극 속 인물의 종류

착한 주인공이 실패한다. → 개연성이 없고 반감을 준다.

악한 주인공이 성공한다. → 개연성이 없고 혐오감을 준다.

착한 주인공이 성공한다. → 도덕적인 만족감을 준다.

악한 주인공이 실패한다. → 정의가 구현되는 만족감을 준다.

고귀한 주인공이 판단 착오로 실패한다. → 연민과 공포의 감정을 준다.

고귀한 주인공이 판단 착오로 인해 일시적으로 실패하지만 결국 성공한다. → 최종적인 만족감을 준다.


따라서 남은 것은 이들의 중간에 있는 인물이다. 덕과 정의에 있어 탁월하지는 않으나 악덕과 비행 때문이 아니라 어떤 과실 때문에 불행을 당한 인물이 곧 그러한 인물이다. (중략) 주인공의 운명은 불행에서 행복으로 바뀌어서는 안 되고 행복에서 불행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그 원인은 비행에 있어서는 안 되고 중대한 과실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우리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은 인물이거나 혹은 그보다 훌륭한 인물이어야지 그보다 열등한 인물이어서는 안 된다. (시학 13장)


2) 비극적인 인물의 요건

1) 주인공은 행복에서 불행으로 떨어져야 하며, 절대 불행에서 행복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2) 주인공이 완전무결한 인격자가 되면 비극의 씨앗이 생겨날  없기에,  인물로부터 연민과 공포의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

3) 주인공의 몰락은 부덕이나 천박한 욕망에 기인된 것이 아니라, 숙명적으로 지니고 있는 소위 비극적인 성격결함과 판단의 착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4) 주인공의 신분은 일반 서민이 아니라 고귀한 가문의 일원이어야 한다.


3. 비극의 요소

비극은 진지하고 일정한 크기를 가진 완결된 행동을 모방하며, 쾌적한 장식을 가진 언어를 사용하되 각종 장식은 작품의 상이한 제 부분에 따로따로 삽입된다. 비극은 드라마적 형식을 취하고 서술적 형식을 취하지 않으며 연민과 공포를 환기시키는 사건에 의하여 바로 이러한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행한다. (시학 6장)


[모방의 대상]

1) 플롯(미토스) : 스토리 내에서 행해진 것, 즉 사건의 결합을 말한다. 처음, 중간, 끝이 인과관계로 이어지고, 어느 하나가 제거되면 전체가 흐트러지게 된다. 주동인물의 진정한 변화를 의미하는 반전, 발견, 고통이 있어야 한다. 클라이맥스와 대단원으로 이어지는 사건들이 있어야 한다.

2) 성격(인물, 에토스) : 인물이 가진 일정한 성질을 말한다. 비극의 주요 인물 또는 주동인물은 비극적 결함(하마르티아)에 의해 추락을 맞이하는 것이 최상이다.

3) 사상(사고력, 디아노이아) : 상황에 따라 해야 할 말과 적당한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으로써 극에 함축된 생각들을 말한다.


[모방의 수단]

4) 조사(언어, 렉시스) : 사상을 표현하는 낱말들이다.

5) 노래(음악, 밀로스) : 음악 반주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는 합창 시를 말한다. 비극의 쾌감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요소이다.


[모방의 양식]

6) 장경(스펙터클, 옵시스) : 무대장치와 관련이 있는 볼거리이다. 극이 효과가 있으려면 질적인 면에서 볼거리와 잘 어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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