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의 제작자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언론을 예로 들다면, 바로 ‘게이트키핑’이 있습니다. 이것은 뉴스로 다룰만한 여러 사건과 이슈 중 무엇을 ‘선택’하여 사람들에게 보여줄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 바로 ‘게이트키퍼’죠.
이처럼 미디어에 담긴 메시지는 생산자에 의해 구성됩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생산자 개인의 가치관, 그가 속한 조직이나 사회의 문화, 나아가 광고주나 소비자의 특성과 같은 외부 요인에 끊임없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 다시 말해 미디어는 완전무결한 정보가 아니라, 여러 주관적인 요인이 종합된 하나의 생산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미디어가 생산되는 목적은 크게 상업적인 이익과 사회적 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상업적인 이익이란, 미디어도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디어의 주 수입원은 바로 광고입니다. 따라서 미디어는 광고주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일례로, 바다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일어나면 일반적으로는 원인을 제공한 배의 이름을 따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태안 기름유출 사고만이 지역명으로 보도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사고를 낸 배의 이름이 ‘삼성 1호’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삼성은 어느 기업보다도 오래, 가장 많은 광고비를 언론사에 지출하는 최고의 광고주입니다. 그렇기에 광고주의 눈치를 본 언론사와 브랜드 이미지의 타격을 염려한 기업, 이들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와 같은 보도를 하게 된 것입니다.
소비자는 이러한 미디어의 특성을 이해하고, ‘미디어가 특정 제품이나 업체를 홍보하는 건 아닌지’, ‘다양한 주장을 무시하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는 않은지’, ‘사건에 대한 진실을 외면하거나 호도하지는 않는지’,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미디어 생산자 스스로는, 미디어가 불특정 다수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에 걸맞은 책임 의식을 가지고 공공성과 상업성의 균형을 지키고자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