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리마에서 만난 다이아나
"페루에 나의 친구가 있어!"
유럽 헝가리에서 만난 피오렐라는
페루 여행을 계획하는 말을 듣고
본인 친구 다이아나를 소개한다.
그를 통해 받은 연락처로 우린 짧게 인사를 나눈다.
"내 이름은 다이아나야! 페루 리마에 오면 언제든지 연락 줘!"
페루에 도착하며 나는 피오렐라 친구에게 다시 연락한다.
계속 바뀌는 일정에 많은 시간 없이 도착한 리마에서
마지막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급하게 약속을 잡는다.
다이아나는 나와 만나자마자
자신이 손수 만든 팔찌를 선물로 준다.
선물뿐인가,
그는 끝까지 내게 미소를 잊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내가 페루 리마 수프를 먹고 싶어 하자
수프 집으로 나를 데려가 대접해 주고
공항으로 향하는 봉고차를 함께 찾아준다.
무엇보다도,
여행의 마지막 순간에서 그는 내게 아낌없이 용기를 준다.
시간이 많지 않은 우리는
리마에서 일출이 아름다운 미라플로레스에 간다.
일몰은 평화롭게 떨어지며 태평양을 비춘다.
난 몇 시간 뒤면 나의 세계 일주가 끝난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이내 줄곧 사람들에게 물어온 질문을 다이아나에게 건넨다.
"다이아나, 삶에 대해 조언해 줄래?"
그는 웃으며 '오히려 너에게 조언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한다.
"데이지.
너는 정말 많은 걸 이뤄냈고,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이루었지.
너는 존재 자체로 내게 정말 많은 영감을 줬어.
난 너의 모험을 매우 사랑했어.
네가 잘 모르지만,
네가 알고 싶은 모험이 있잖아.
그걸 모험해.
너의 모험은 나와 같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정말 많은 용기를 주었어."
그는 미리 주고받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 여정을 쭉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내게 아낌없이 칭찬하며
여행 마무리의 용기를 준다.
"데이지,
앞으로도
너의 직감,
네 안의 목소리를 들어.
너의 마음 말이야.
우린 언제나 우리 뇌의 목소리를 듣지.
그렇지만, 가장 의미 있는 경험은,
우리가 우리 마음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지."
여행의 마지막이라는 사실이 아쉽게 느껴지면서도
너덜너덜해진 마음으로 비행기에 오르는 내 모습을 수차례 상상한다.
떠나기 싫고, 여전히 이곳에 남아있고 싶으면서도
지쳐버린 몸은 오랫동안 편안히 쉴 곳을 찾는다.
그런 나에게 다이아나의 만남은
내가 여행 처음에 느꼈던 사람들의 친절과 환대를 잊지 말라고 말한다.
처음 보는 나를 위해 손수 만든 팔찌와
나를 만나기 전부터 배려하고,
나를 위해 보인 미소는
여행의 첫 번째 챕터가 끝나더라도
여행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받은 그 미소와 친절을 잊지 말라고 말한다.
우린
삶의 철학에 대해서
영적인 것에 대해서
각자의 과거에 대해서
지금 이 순간에 대해서
이야기 나눈다.
대화 말미에 그에게 묻는다.
"다이아나, 삶의 이유가 뭐야?"
그는 미소 지으면서 말한다.
내가 다른 이들을 볼 때,
모든 사람들은 자기만의 세계가 있잖아.
나는 그 세계를 보는 게 좋고,
모든 게 진지하게 다가와.
내 삶의 이유는
나는 우리가 서로에게 연결되려고 자 하는 거 같아.
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좋아.
그게 나를 살아있게 만들거든.
나는 다른 이로부터 배울 수 있고,
그것이 세계를 더욱 확장시키고,
나는 다른 이들의 세계를 알아가는 게 좋아
"나도 정말 동의해. 일부 관계는 나를 살아있게 만들지."
내가 무언가를 살 때에도
내가 새로운 친구를 만날 때에도
내가 새로운 삶의 형태를 받아들일 때에도,
너와 같이 전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이란 세계를 처음 보게 될 때고,
정말 많은 가능성들이 있지.
다이아나는 내게 묻는다.
"너는 삶의 이유가 뭔데?"
"내 이유는 희망이야.
세상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
우린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
내 주위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
나를 지탱하게 만드는 굳건한 믿음인 거지."
공항으로 오르는 봉고차에 무사히 짐을 싣고 떠난다.
내게 밝게 웃으며 인사하는 다이아나가 차창 너머로 점점 멀어져 점으로 보인다.
내 지난 1년간의 여행이 끝났다는 사실 때문일까
끝까지 내게 친절과 호의를 베푼 다이아나의 마음씨 덕분일까
집으로 돌아간다는 마음 때문일까.
더 이상 손을 흔들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나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눈물이 마구마구 흐른다.
서울의 밤거리 같은 리마 도시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오른다.
여행하며 받은 수많은 미소,
친절,
환대,
대접,
배려,
호의,
관심,
애정,
포용을
다시 돌려줘야지.
이 눈물을 결코 잊지 말아야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의
삶의 이유 위에서 나의 삶을 살아가야지.
다이아나의 미소를 끝으로
첫 번째 세계 일주를 마무리하며
나는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발을 올린다.
데이지 (신예진)
yejinpat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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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데이지]는 21살 신예진(데이지)이
대학교 휴학 뒤, 1년 간 전 세계 45개국을 여행하며 만난 이에게 '삶의 이유'를 묻는 여행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