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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승주 작가 Nov 29. 2018

마흔의 10년 동안 할 일

아홉수에게

엄마는 제발 이 날만은 태어나지 말라던 29일.

나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오늘날까지 엄마 말씀을 들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9세 19세, 29세, 39세만큼은 죽을 때까지 생생히 기억날 정도로 나는 유난히 아홉수의 풍파가 컸다. 그리고 나의 아홉수는 1월의 이름인 야누스(야누아리누스)처럼 두 얼굴이었다. 시간의 산통.


49가 될 때까지 10년이다.

이제까지 내가 꿈꾸던 대소통과 세대연합이 영글어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끝내 꽃은 피지 않을 것이다.


책쓰기 위해 공부를 많이 했더군요.


한 독자가 처음으로 내 책의 진가를 알아보고 메일을 보냈다. 내 책은 10년이나 그 후에야 사람들이 펼쳐볼 미래의 책이다. 나는 미래의 책밖에 쓸 줄 모른다. 나는 미래에 미친 사람이다.


사람은 현재를 살 수 없다. 미래에 쫓기고 과거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파스칼)


파스칼의 뼈아픈 지적처럼 나의 현재는 꽤 초췌해졌지만 파괴되지 않았다. 언젠가 과거와 미래를 현재의 순간에 담을 것이다. 그러면 더 이상 현재를 놓치는 법은 없겠지.


아홉수여 안녕.

아홉수여 또 만나자.

나의 오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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