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카프카. 2. [갑작스러운 산책]
저녁때 집에 머물러 있기로 최종적으로 결심한 것처럼 느껴져, 집에서 입는 옷을 입고, 저녁 식사 후에는 책상에 불을 켜고 앉아서 이런 일이나 저런 놀이를 ㅡ 이것이 끝난 후에는 습관적으로 자러 간다 ㅡ 시작한다면, 밖은 음울한 날씨여서 집에 머물러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면, 이제는 꽤 오랫동안 책상에 머물러 있어서 외출한다는 것이 당연히 놀라움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면, 층계도 이미 어두워졌고 대문도 잠겨 있다면, 그리고 이런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러운 불쾌감 속에서 벌떡 일어나 상의를 갈아입고 곧장 외출복 외출해야만 한다는 것을 설명하고는 짧은 작별 후에 외출하면서 거실문을 닫는 속도에 따라 다소간의 불쾌감을 뒤에 남겨놓게 된다고 생각한다면, (후략)
『카프카 단편전집』, 「갑작스러운 산책」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중략)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중략)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백석 시인,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만약 이 늦은 밤시간에 어떤 사람이 자기 친구가 어떻게 지내는지 보기 위해서 그를 방문한다면, 이 모든 것은 더욱 강렬해질 것이다.
『카프카 단편전집』, 「갑작스러운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