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마음의 번아웃
멈추고 싶다, 쉬고 싶다
입사 후, 3개월 만에 팀장 포함 모든 팀원들이 퇴사했고 새로운 팀장이 왔지만 팀원들은 뽑히지 않았다. 그래서 9개월 정도 되는 시간 동안, 대부분의 실무 업무를 혼자 처리해야 했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이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무 생각이 안난다. 쉬고 싶다. 멈추고 싶다”
일종의 슬럼프였다. 당연히 결과물도 잘 나오지 않았다. 하고 있는 게 아니라 ‘버티고’ 있다는 말이 더 맞았다.
너무 많은 일이 나를 지치게 한 걸까?
마케팅이 나랑 안맞는 걸까?
아님 이 회사, 사람과 안맞는 걸까?
나랑 함께 할 동료가 없어서 일까?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원인을 모를 부담감이 나를 짓눌렀다.
그 전 회사에서 매일매일 밤 12시까지 야근하고, 주말출근을 밥먹듯 할 때도 이렇진 않았는데 지금은 머리가 새하얘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야근을 해서 해결될 일도 아니라서, 야근을 하는 게 아닌데도 내 스스로가 소진되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의 번아웃 같았다.
내 미래도 고민인데 나를 짓누르는 큰 짐이 점점 커져만 갔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 손발이 묶여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서서히 내가 무너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