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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 Aug 04. 2024

거북이보다 느린 속도이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기분

7월의 끝자락 마지막 멘토링이 끝났다. 팀빌딩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멘토링은 유형별로 멘토와 만나 사업화 근황을 공유하고 어려운 점,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시간이다. '우는 아이에게 젖을 준다.'는 매니저님의 말씀대로 우는 소리를 내야겠다 싶다가도 3분에서 5분 정도의 시간은 늘 금방 지나간다. 멘토링보다는 서로를 알아가는 데 더 귀를 기울였다. 6월 첫 멘토링에서는 어떤 분이 어떤 사업을 하는지도 몰랐던 터라 이를 알게 되었고, 7월 두 번째 멘토링에서는 피칭대회에 관한 피드백을 듣고 서로의 근황을 업데이트했다.


마지막 멘토링은 같은 7월이었다. 2주 만이라 어떤 내용이 더해질까 궁금했는데 다들 이야깃거리가 있었다. 페어에 나가신 분, 홈페이지 제작이 거의 끝난 분, 매출이 발생한 분까지 각자의 속도로 한 단계, 그다음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어떤 속도로 어디쯤 왔는지를 가늠해 보게 되었다. 속도는 거북이보다 느린데 심지어 돌고 돌아 다시 시작점에 온 거 같아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자신감이 없어졌다.


분명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중인데 뚜렷한 결과물이 없어서일까. 심지어 피칭도 나름 열심히 준비하고 답했는데, 잘한 부분은 기억나지 않고 걱정과 불안, 불확실함만 말하게 되었다. "심사위원 분들이 걱정 어린 질문을 주셨는데, 저도 같은 부분이 걱정이라 뚜렷한 답은 못 드렸습니다."라는 말에 너무 솔직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이게 맞는 것 같다. 상상하고 꿈꾸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시스템화하는 것, 현실화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건 필수적이다. 어렵고 힘든 질문을 마주하고 벽에 부딪쳐 걱정하고 걱정받고 그러다 답을 발견하길 바란다.


공유할 근황이 더 있었지만 목에 막혀 나오지 않았다. 목에 막힌 말들을 손으로 글로 옮겨본다.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갔다고 느끼는 이유는 이렇다. 우선, 브랜드명을 바꿀 거다. 또, 고객의 머릿속에 서비스가 어떻게 자리 잡게 만들지, 결과물과 가격 설정도 다시 고민하고 있다. 여러 사람과 소통하며 더 좋은 방향성을 찾아가고 있는데 이를 내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재정비가 필요하다. 브랜드명부터 방향까지 다시 고민하니 막막하게 느껴지지만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이 무형의 기분을 무엇이라 전달할 수 있을까. 누구에게든 단박에 설명할 수 있게 이제는 진짜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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