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을 오래 하기 위해 저를 챙겨요. / 정영화 대표 (세린오브젝트)
나이가 들어 벌 만큼 벌고 놀 만큼 놀았을 때 무슨 일을 하고 싶은가? 그때 하고 싶은 일이 너의 진짜 일이다.
어느 책 속 문장이 한 사람을 창업으로 이끌었다. 사상구 주례동에 있는 ‘세린오브젝트’는 24년 11월에 오픈한 공방 겸 패브릭 소품샵이다. 공방을 운영하는 정영화 대표님과는 24년에 <신사업창업사관학교>라는 지원사업에서 만났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는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창업자를 지원해 주는 사업이라 선정된 50명 모두 삶에 열정과 열의가 가득했다. 그중에서도 영화 대표님께는 알아갈수록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계속 생겨났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 경영 용어부터 공부하셨다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무슨 일이든 제대로 하는 사람 같아 ‘언제부터 창업을 꿈꿨는지’, ‘대표님이 상상하는 가게는 어떤 모습인지’ 답변이 궁금한 질문이 계속 떠올랐다.
창업의 계기도 인상 깊다. ‘진짜 일’을 하고 싶어서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직접 만든 게 마음에 드는 본인의 모습에서 진짜 일을 찾았다. 재봉을 7년간 해왔기에 재봉틀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들리는 공방에서 무언가 만들고 이를 사람들과 나누는 모습이 쉽게 떠올랐다. 생각에만 그치지 않고 창업을 준비했다. 패브릭과 관련된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을 병행하면서 상상하는 가게와 비슷한 형태인 소품샵에서 일하며 실무를 배웠다. 매장 관리 외에도 사진 촬영부터 스마트스토어 관리까지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쯤 신사업창업사관학교를 알게 되어 지원했고 대표님의 특색이 담긴 공간이 공감을 얻었다.
오전이면 해가 들어와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는 ‘세린오브젝트’는 꾸준히 입소문 나며 동네 소품샵이자 패브릭 공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표님이 직접 만든 제품을 보면 놀라울 정도로 디테일이 가득하다. 작은 가방에도 단추를 달고 키링을 거는 고리도 있다. 안주머니는 내용물이 빠지지 않게 고무줄로 마감한다. 본인이 불편에 예민한 사람이라 디테일을 꼼꼼하게 챙긴다. ‘나’라는 확실한 기준이 있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오히려 고객 피드백과 요청으로 제품이 개발되기도 한다. 끈 조절이 가능한 크로스 텀블러 백, 아이보리색 자수의 코듀로이 백은 그렇게 탄생했다. 피드백은 소중히 듣되 결국 나를 기준에 두고 제품을 만든다. 내가 만족할 만한 제품을 만든다는 대표님의 모습에 단단한 내공이 느껴진다. 오픈 3개월 차이지만 ‘세린오브젝트’를 믿고 맡기는 단골이 생기는 이유이다.
지금 이 일이 언젠가 하고 싶다고 상상해 온 나의 진짜 일이기 때문에 창업 초기이지만 중심이 단단하다. 막연하게 상상하던 가게의 모습과는 다르지만, 지금이 더 좋다. 이전의 시간이 아깝다고 느낄 정도로 일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 마음가짐까지 달라진 게 너무 많다. 고민이 많은 사람이었는데 고민하는 시간이 아까워 무엇이든 해보고, 먹는 것에 진심인 편이었는데 지금은 먹는 것보다 일이 우선이다. 출근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고 오히려 일하면서 행복하다. 아직은 하고 싶은 일도 할 일도 많아 매일 바쁘지만 “써보니 더 좋아요!”라는 뿌듯한 피드백을 모으며 이 일을 오래 하고 싶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작업할 때 제일 설렌다며 눈이 반짝거리는 대표님을 보며 세린오브젝트 2호점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대표님과 이야기하며 진짜 일을 하는 사람의 생동감을 몸소 느꼈다. 마음이 덩달아 들뜬다. 나의 진짜 일은 무엇일까? 감각을 예민하게 세워 무엇을 좋아하고 나의 어떤 모습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하나씩 찾아가 보자.
/ 202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