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년 뒤 2015.4.16에
인연...
오늘 회색 빛 하늘은 참았던 눈물 같은 비를 뿌렸다.
거리의 노란 리본과 펼침막을 흔들던 바람은 아직 나뭇가지에 남은 꽃잎들을 떨구어 내면서도,
꽃잎이 떨어진 빈 가지에 처연하게 매달린 눈물 같은 빗방울은 차마 떨구어 내지 못하였다.
며칠 전부터 가슴 먹먹하게 짓 눌러 왔던
빚을 진 마음은
비를 핑계로 내 얼굴을 흐르는 빗물이 되었다.
미처 다 하지 못한 말들,
전하지 못한 체 물속에 잠긴 말들이,
오늘은 끝내 하늘을 타고 올랐다가
다시 사람들 가슴에 빗물로 떨어졌다.
떨어지면서 빗방울은 속삭였다.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라고...
함께 밥 먹고,
이야기하며,
전화와 문자로 마음을 전하고,
손잡고 보듬는 사소한 일상이
결코 소소함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행복임을 알라고 속삭였다.
하늘 아래 하나뿐인 인연!
다음 주에 중간고사를 볼 아이에게
공부 열심히 하자는 글을 보내지 못하겠다.
이 하늘 아래 나와 함께 숨 쉬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존재해 주는 것만으로도 귀한 아이이기 때문이다.
보고 싶음을 참다 참다 참지 못하면
언제라도 달려가서 볼 수 있으니,
그저 고맙고 사랑스럽기만 할 뿐이다.
손을 뻗어 언제라도 손을 잡고 등을 어루만져 주며 함께 길을 걸어가 주는 동반자,
함께 기뻐하며 웃고,
함께 슬퍼해 주며 울어주는 아내는 또 얼마나 소중한지...
이러한 인연의 계속됨이 그저 고맙고 또 고마울 뿐이다.
1년 전 사월 십육일,
더 이상 인연을 이어가지 못하고,
인연의 끈을 풀어
물속에,
하늘에,
보낸 사람들에게
간절한 마음의 글로 위로를 하며...
세월호 참사 2년 뒤 : 4월 하고도 16일이란다 :
https://brunch.co.kr/@dajwj0516/60
이선희 ㅡ 인연
http://youtu.be/GEmMrHHKeT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