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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Jul 01. 2016

흐린 하늘

찌푸린 하늘 아래로

바다 바람이 불고

구름은 미친 듯 흘러간다.     


거칠어진 파도는

하얀 머리털을 휘날리며

바위에 머리를 부딪친다.     


날씨가 흐린 날에는

마음까지 흐리다.

그래서 싫다.

흐린 날이…….     


들리는 소리라곤

허공을 가르는 바람소리와

갯바위를 보듬어 안는 파도소리     


먼데서 들려오는

사람들 소리와

자동차 달리는 소리     


춥고 흐린 날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살고

세상은 돌아간다.     


나는 여기 꼼짝 않고 있는데

바람은,

파도는,

나와는 상관없다.     


상관없는 것들에

빙 둘러싸여

나 역시 그저 무심해질 뿐     


의미 없는 시간과

또 다른 의미 없는 시간의 연속

그 속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     


의미 없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부여한 의미 속에 나를 묻고     


흰 파도에

투명한 바람에

나를 감추고 싶다.     


그래서

하늘처럼

나는 빈 공간이고 싶다.     


비어있는 내면에

내가 아닌

세상 모두를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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