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비난의 사회

사사록 思私錄 15 꾸준한 교육과 적확한 법의 필요

by 동닙

요즘 사회를 바라보다 보면 유독 댓글창이 반복해서 눈에 들어온다.


셀럽이나 사회적으로 조명받는 인물의 과거가 다시 소환되고, 오래된 실수나 말 한마디가 현재의 인격 전체를 규정하는 도구로 쓰이는 장면이다.

사실 확인보다 분노가 먼저 앞서고, 반성의 여지보다 비난, 조롱의 강도가 경쟁하듯 커진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잘못을 바로잡는 사회가 아니라, 끝까지 밟아야 만족하는 사회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댓글창은 원래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었다. 생각을 나누고, 다른 의견을 접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댓글창은 종종 비난과 조롱, 공격이 난무하는 처형장이 되었다. 누군가의 실언이 발견되면 집단이 몰려들고, 사과를 해도 진정성은 의심받으며, 침묵하면 책임 회피로 간주된다. 그 과정에서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까지 끌려 나와 조리돌림을 당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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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한경우에는 이런 분위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글을 쓰면, 이번에는 그 글쓴이가 '옹호자'로 낙인찍혀 공격의 대상이 된다. 비판의 자제를 말하려 했을 뿐인데, 입장은 강제로 규정되고 편이 갈린다. 사회 전체의 공기가 교화나 성찰보다는 개인이 타인을 징벌하는 쪽으로 더 기울어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이 현상이 인간의 본성 때문인지, 아니면 온라인과 익명성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인지는 단순하게 나누기 어렵다. 인간에게 타인을 평가하고 우월감을 느끼려는 심리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오프라인에서는 제어되던 감정이 온라인에서는 훨씬 쉽게 폭발한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고, 말의 무게를 직접 감당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와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한 환경은 생각보다 감정을 먼저 앞세우게 만든다.


표현의 자유는 분명 중요한 가치이다.

그러나 타인의 인격을 파괴하고 삶을 위협하는 말까지 자유라고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미 신고와 제재 시스템은 존재하지만, 처리 속도는 느리고 기준은 모호하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정치나 연예 관련 글에 악플이 집중되는 현실을 보면, 현재의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까?

진부한 이야기지만 심화된 교육과 제도의 실행이다. 단기적으로는 보다 세밀하고 예측 가능한 법과 규칙이 필요하다. 무엇이 비판이고 무엇이 폭력인지, 모두가 어느 정도는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쌓여야 한다. 동시에 장기적인 교육이 중요하다. 기술은 빨라졌지만, 인간을 이해하는 속도는 그만큼 따라오지 못했다. 오프라인의 인간관계가 느슨해질수록, 인간성·도덕·철학은 더욱 중요한 교육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완벽하지 않다.

누구나 실수하고, 생각은 변하며, 그 변화 속에서 성장한다. 비판은 필요하지만, 파괴를 목적으로 한 분노는 사회를 흔든다. 말이 칼이 되기 쉬운 시대일수록, 그 칼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구체적인 사회의 합의가 필요하다.


그것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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