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니애폴리스에서 ICE총격 보훈처 병원 간호사 사망

사사록 思私錄 14 시민의 고된 한발자국

by 동닙


2026년 1월 24일 아침,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또 한 명의 시민이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에게 사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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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의 알렉스 프레티, 그는 미국 보훈처 병원에서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하며 재향군인들의 회복을 돕던 공무원이었다.

문제는, 그가 왜 죽었는가, 어떻게 죽었는가에 있다.

불과 17일 전, 같은 지역에서 르네 니콜 굿이라는 시민이 ICE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바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벌어졌다. 두 건의 연속된 죽음은 이제 단순한 이민 단속이 아니라, 국가가 무분별하게 국민을 표적삼아도 되는가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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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안보부는 프레티가 권총을 들고 요원들에게 접근해 저항했기에 방어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시민들과 퍼져나간 영상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는 처음엔 휴대전화로 현장을 찍고 있었고, 제압된 뒤 총격이 있었다는 증언까지 뒤따른다.

진실이 엇갈릴수록 정부의 발표는 의심을 낳고, 그 의심은 곧 ‘국가 권력이 국민을 향하고 있다’는 불길한 감정으로 번진다.

지난해 말부터 트럼프 행정부는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 일대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수천 명의 ICE 요원과 국경순찰대가 동원된 이 작전은 ‘법과 질서의 회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있지만, 현지에서는 거의 군사 작전에 가깝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단속 과정에서 무장을 하지 않은 시민, 혹은 단순히 촬영하던 사람까지 제압되고 체포되는 일들이 이어지면서 법 집행과 시민 통제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이민 단속현장은 이미 시민 자유의 시험장이 되어버렸다.

정부의 해명과 현장의 증언이 다르다는 것이 큰 문제로 보인다. (변명이라 쓰고싶다.)

정부의 설명과 현장의 증언이 다를 때, 사람들은 국가가 진실을 감추고 있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때부터 시민은 정부를 두려워하고 정부는 시민을 위협으로 간주한다. 이런 관계는 민주주의를 흔든다.

법은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해야한다.

하지만 지금의 미네소타는 누가 법을 쥐고 있는가, 힘의 과시로 보인다.

미국 언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과 무소속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단속이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인식이 앞도적이다. 하지만 공화당과 마가(MAGA) 지지층은 ‘법과 질서의 유지’를 내세우며 단속을 옹호한다.

이렇게 여론은 둘로 갈라지고, 두명의 죽음조차 정치적 언어로 쪼개진다. 그 사이에서 ‘인간의 생명’과 국가가 빼앗은 생명이라는(잘못된 시공간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본래의 질문은 점점 작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이후 이민 단속 강화를 최우선 국정 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국가 주권과 법 집행을 강조하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월권과 공포다.

연방 요원이 지역의 골목까지 들어와 시민을 감시하고 제압하는 풍경은, 자유를 기반으로 세워진 나라의 모습이라기보다, 국가 권력이 일상의 벽을 넘어서는 장면으로 다가온다.

물론 미국에는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 즉 탄핵 절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 정치적 무게는 매우 크다. 아마도 이는 미국 사회를 떠받쳐온 법, 제도, 가치가 어디까지인지, 누구에 의해 작동하는가를 묻는 더 큰 질문일 것이다.

미니애폴리스의 두 사건은 이민 단속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시민의 생명 앞에서 국가가 어떤 태도를 취할 수 있는가,

그리고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공권력은 어느 편에 서야하는가를 말하고 있다.


정부의 논리와 시민의 현실 사이에 생긴 이 균열은, 지금의 미국이 어떤 방향으로 가려 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엇을 의도했던 간에, 결국 국가를 지탱하는 힘은 무장한 단속 요원이 아니라, 진실을 알고 기억하려는 시민의 양심과 깨어있는 의식일 것이다.

사회적 정의를 이루는 길은 멀고 험난하다.

그 걸음은 시민의 고된 한발자국을 필요로 한다.

그 무거운 발자국이 결국은, 어떻게든 민주주의의 길을 만들 것이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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