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보다 좀 더 캐주얼하게 돌아왔다...
인간이 지닌 자유의지의 표상 같은 작품인 1973년작 <빠삐용>이 마이클 노어에 의해 재해석돼 현대적으로 재탄생했다.
영화는 1931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수용소를 무대로 한다. 한번 수감되면 죽어서야 나올 수 있다는 악명 높은 곳으로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받아 수용된 '빠삐'는 그곳에서 평생의 친구 '드가'를 만난다. 두 사람은 수차례의 탈옥 시도와 실패로 가혹한 처벌을 받지만 자유를 향한 의지를 놓지 않는다. 원체 유명한 이야기이기에 시선을 끄는 것은 <빠삐용>의 서사 자체보다 그 변주 방식과 방향이다.

원작이 스티브 맥퀸과 더스틴 호프만이라는 빼어난 두 배우의 선 굵은, 압도적인 연기가 자아낸 묵직함이 마음을 두드렸다면 리메이크작은 좀 더 가볍고 트렌디한 톤으로 오락적 흥미를 지향한 모양새다. 새로운 '빠삐'와 '드가'로 분한 찰리 허냄과 라미 말렉의 연기와 호흡 자체는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원작을 기억하는 팬이라면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겠다.
거칠게 몰아치는 파도 속으로 몸을 내던진 '빠삐'와 그를 집어삼킨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드가'의 모습을 포착한 라스트신은 원작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그 어떤 것도 꺾을 수 없는 인간 의지를 목격하는 데서 오는 진한 카타르시스를 전함과 동시에 그 이후에 벌어질 상황에 대해 상상력을 발휘하게 했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빠삐'는 탈출에 과연 성공했을까. 그 해답을 새로운 <빠삐용>에서 만날 수 있다. 영화 <빠삐용>은 앙리 샤리에르의 동명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