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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더 하이츠>

무더위 끈적함 날리는 라틴풍 뮤지컬

by 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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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치열이다. 나날이 최고 온도를 갱신하는 한여름, 라틴계 이주자들이 자리잡은 뉴욕 ‘위싱턴 하이츠’에 유례없는 정전 상황이 이어진다. 가만히 있어도 줄줄 땀이 흐르는 무더위에 ‘하이츠’ 주민은 축축 늘어져 있을까? 천만의 말씀, 더 격렬히 더 힘차게 몸을 흔들어 더위를 날려버린다. 라틴계 특유의 흥과 리듬으로 무장한 <인 더 하이츠>는 건강한 신체가 내뿜은 에너지와 각양각색의 춤, 힘찬 노래가 혼연일체를 이루며 무더위의 끈적함을 ‘열정과 꿈’이라는 더 뜨거운 열기로 몰아내는 뮤지컬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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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우스나비’(안소니 라모스)의 꿈은 고향인 도미니카 해변에서 아버지의 상점을 다시 여는 것, 현재 미용사 ‘바네사’(메리사 바레라)를 짝사랑하고 있다. 패션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바네사’는 ‘워싱턴 하이츠’를 떠나 시티에 새로운 집을 구하기 위해 분주하다. 한편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한 동네의 자랑인 ‘니나’(레슬리 그레이스)는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해 모두를 놀라게 한다.



이 세 인물을 주축으로 스토리를 풀어내지만, 사실상 <인 더 하이츠>의 진짜 주인공은 워싱턴 하이츠라는 지역과 이 지역에 터를 잡고 일군 라틴계 이주자들이 쌓아온 문화와 정서다. 주민들의 엄마 같은 존재가 춤과 노래로 전하는 땀과 눈물 어린 이주·정착기부터 불법체류 2세로 안정적인 지위를 보장받지 못하는 청년까지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그들의 역사를 전한다. 공동체 정신이 점차 약해지는 현재, 깊은 유대감을 바탕으로 단단히 결속해 그 문화를 지키고 이어온 라티노를 향한 축배이자 헌사 같은 작품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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