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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크핑거 Apr 25. 2019

운명

흠모하던 사람이 있었다. 정말로 사소한 엮임만 있었다면 좀 더 깊은 관계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소한 만남은 빗나갔고, 이후로 희미하게 멀어졌으며, 그 인연은 지금은 완전히 소멸되어 버렸다.


커다란 성공의 기회도 있었다. 정말로 조금만 움직이면 움켜쥘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그 조금이 빗나갔고,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그 기회는 영영 멀어져 버렸으며, 지금은 온전히 실패만이 남게 되었다.


그러한 결과들로 인생은 비참해졌어야 한다. 실제로 나의 지금 모습은 누가 봐도 객관적으로 실패한 모습이고 어쩌면 한심한 삶의 패배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날마다 매우 충실한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지금의 내 삶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고, 순간순간을 너무나 행복하게 살고 있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모습은 이 세상 그 누구도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지 못할 삶의 방식이다.


외계인이 침입해서 인류가 멸망하지도 않았고, 화산이 폭발하거나 대 지진이 나서 목숨을 잃지도 않았으며, 온전히 고요한 평온함 속에서 성찰을 하고 글을 써내는 것이 지금 나의 삶이다.


모든 삶은 타고난 운명대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혹은 의지와는 상관없이 현실은 고유한 모습으로 존재하며 현실이 현실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모든 운명의 근거가 된다.


현재 자신의 모습은 그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억지로 그것을 바꾸려 하거나 그 모습에 고통스러워하지 말라.


그것이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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