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근본은 계교하지 않음

by 올리브

오늘은 교당에서 계교하지 말라는 설교를 들었다.

예의 근본은 공경하고 겸양하고 계교하지 않는 것이다.

'예법을 행할 때에 항상 내가 실례함이 없는가 살피고

상대편의 실례에 계교하지 않는 정신을 가지는 것이니라'

계교라는 말은 전혀 쓰지 않는 말이라서 오늘 설교를 들은 이후에도 제대로 파악했다고 할 수 없지만 남을 비난하지 말라는 말 같다.

우리는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게 있기 때문에 그게 어긋날 경우 화내고 비난도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할수록 그런 경향은 더 강해진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때, 상대방이 내 기대를 벗어나더라도 비난하지 않고 넘어갈 때 내 업도 조금씩 작아지고 그런 경향도 줄어든다. 성인군자라도 계교하지 않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주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생각나는 계교 활동으로는 이런 것이 있다.

학원 아이들에게 잔소리하기. 정치 평론가들이 상대편에 대해서, 혹은 편 상관없이 잘못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핏대 올리며 비판하고 비난하기, 부모가 자녀에게 잔소리하기, 재미없는 영화 보고 분노하기, 트럼프의 가공할 언행에 대해서 분개하기, 남편에게 잔소리하기...... 너무 많다. 이런 걸 하지 말라는 말이다. 교무님은 아마 알고 계실 것이다. 이 원칙은 매우 개혁적이라는 것을.

아무튼 나도 교무님의 말을 표준 삼아 계교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가끔 튀어나올 때가 있으면 반성하고 이제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오늘 말할 때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늘 톡톡 쏴대는 교도님이 또 뭐라고 목소리를 높이셔가지고 내가 조용히 '화가 많으셔'라고 대응하고 말았다. 나야말로 남을 지적하는 데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칭찬도 비난도 화풀이로 승화하는 그분에게 살짝 쌓인 게 있었긴 하다. 이런 계교를 한 것에 대해서 매우 반성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나름대로 방어 행동이라고 생각도 된다. 그런 말을 하면 조금 후회가 될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말을 하고 싶었다. 푸후. 이게 무슨 마음인지.

또 아침에는 남편이 신나게 소음을 발생하는 바람에 잠을 깼다. 조금 있다가 멈출거라고 '기대'했는데 계속 상자에 붙은 테이프를 북북 뜯어서 정리하고 설거지를 막 해대고 물도 끓이고 빨래도 돌려서 도무지 시끄러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침에 나 자는데 그렇게 시끄럽게 좀 하지 말라고 말하고 말았다. 남편이 내 말에 조금이라도 바뀌길 '기대'하는 마음이 매우 많았는데 남편은 기대를 깨고 매우 기분 나빠하고 말았다. 어흑. 교무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다음에는 시끄러워도 참아야겠다. 에혀...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가 쌓이지만......

계교하지 않으려다 화병 나면 어쩌지?? 그럴 일은 없을까? 비난은 나에게도 독이 되고 비난을 하지 않는다면 내 독도 빠질 것 같기는 한데... 어떻게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암튼 명심합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우 피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