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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kcook Dec 04. 2020

12월 레시피, 계란 김밥

한 끼만이라도 탄수화물을 참아보자

한 때 키토 식단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다. 탄수화물을 절제하니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걸 몸소 느꼈고, 제한 식단임에도 불구하고 고기를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는 매력적인 점 때문에 한달정도 키토 식단을 진행 했더랬다. 하지만 탄수화물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 때문에 (좋은 핑계) 다시 일반 식사로 돌아왔지만, 당시 기억이 긍정적이라 그런지 키토 식단은 언제고 다시 즐길 자신이 있었다.


오늘 만든 계란 김밥은 어쩌면 저탄고지의 키토보다는 저탄고단인 다이어트 식단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밥 대신에 가늘게 썰은 지단을 넣었고, 아삭아삭 씹히는 야채, 닭가슴살 소시지를 넣어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방 함량이 적지만, 그래도 탄수화물 없이 단백질로만 즐기는 김밥. 칼로리가 낮진 않겠지만 먹는 마음만큼은 한결 가볍다. 그리고 한 줄 먹고 나면 포만감까지 좋다. 키토식단을 생각했지만,  다이어트에 가까웠던 오늘의 레시피. 계란 김밥이다.



재료는 일단 계란과 김, 그리고 야채가 전부이다. 그 외 재료는 기호에 맞춰 준비해주는 게 좋다. 계란은 8개 정도를 사용해서 지단을 만들었는데, 김밥 2~3줄 정도 만들 분량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야채는 당근, 오이, 파프리카, 깻잎을 준비했고, 닭가슴살 소시지와 치즈를 준비했다.



오늘의 밥이 되어줄 계란지단. 인내의 시간을 갖고 깨끗하게 풀은 계란 지단을 얇게 부친다. 부치고, 부치고 또 부치고, 부쳐서 잠시 식혀 둔 다음 돌돌 말아서 가늘게 채를 썰어준다. 처음에는 톡톡 끊기더니 나중에는 칼국수 면처럼 길게 잘린다. 다 잘라주면 마치 익히기 전 칼국수 같은 계란 국수가 완성된다.



당근과 파프리카는 일반 채를 썰듯이 썰면 되는데, 오이는 껍질만 깐 다음, 채를 썰어주는 게 좋다. 오이 씨앗 부분까지 다 사용하다 보면 수분이 너무 많아서 김밥이 물렁물렁해지는 참사가 일어난다. 계란 김밥에 가장 중요한 것, 수분을 잘 잡아야 한다. 



김은 거칠거칠한 면을 위로하고, 계란을 듬뿍 깔아준다. 그리고 그 위에 재료를 차곡차곡 올린다. 그리고 지금부터 주의할 것은, 절대! 맘이 급하다고(본인 소개) 우르르 김밥을 말지 말 것! 일반 김밥처럼 밥의 찰기가 없다 보니 아무래도 속재료 고정이 어렵고 쉽게 잘 풀리게 된다.



그래서 김 끝에 치즈를 올려서 풀리지 않도록 말아주는 게 중요하다. 김 끝에 가지런히 치즈를 올리고, 김밥 재료가 쏟아지지 않게 손가락으로 잘 잡아준 후, 당기듯이 말아주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김밥 안에 공간이 생기지 않고 이쁘게 잘 말린다.



그리고 썰 때에도 꼭 기름을 바르고 갈린 칼로 썰어줄 것. 여러모로 손이 많이 가지만. 막상 만들어 두면



얼마나 뿌듯하게요. 하나 먹어보니 입에서 보들보들 계란이 씹히면서 한때 유행했던 '경주 교리 김밥'이 생각난다. 일반 김밥이랑은 다르게 한 줄만 먹어도 금세 배가 부르다. 생각해보니 실패하면서 주워 먹은 게 많아서 그런 걸 지도 모르겠다.


키토 식단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만들어보면 좋을 계란 김밥. 탄수화물 없이 산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하루에 한 끼 정도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보면 어떨까? 다이어트에도 좋고,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도 준다. 무엇보다 탄수화물 없이도 맛있는 걸 즐길 수 있으니, 안 해볼 이유가 없는 것 같다. 오늘은 노란 계란 김밥으로 한 발짝 더 건강해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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