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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kcook Dec 18. 2020

12월 레시피, 김치볶음밥

새김치 들어온 날

김장으로 분주했던 12월 초. 김장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집에 내려가니 이번에도 배추가 산더미다. 매년 그렇게 김치를 줄이자고 다짐을 해도 도대체 왜인지 줄어드는 적이 없다. 속이 깊은 김치 냉장고를 기어이 꼭꼭 채워놔야 직성이 풀리는 엄마. 


신기한 건 그 많던 김치가 1년 새 다 동이 나긴 한다는 것이다. 김장을 하면서도 이 많은 김치를 도대체 언제 다 먹으려나, 욕심은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내 걱정이 우스워질 만큼 50포기나 되는 김치를 다 먹는다는 것이다. 물론 자그만 통으로 1~2통은 남지만, 그래도 여름마다 하는 겉절이며 깍두기며, 열무김치를 생각해 봤을 때 어마어마하게 김치를 먹는 것 같다.


새김치가 들어왔으니, 남은 김치들은 순차적으로 처리되어야 한다. 배추김치는 김치찜, 김치찌개, 김치만두 등 요리로 활용할 게 많은데, 다른 김치들은 그렇지 않다. 새콤하게 익은 깍두기와 백김치 같은 경우는 따로 요리해야 할 방법이 없다. 어떻게 요리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마트에서 봤던 냉동 깍두기 볶음밥이 생각이 나서 직접 만들어보았다. 


깍두기 볶음밥


잘게 썬 대파와 마늘을 볶다가, 잘게 다진 깍두기와 닭가슴살 햄을 넣고 볶으면 요리 끝. 레시피는 정말 간단하다. 한 입 크게 떠서 먹어보니 김치볶음밥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은은한 단맛이 올라온다. 김치와는 다른 오독오독 씹히는 맛. 너무 오래 볶으면 무가 뭉근해져서 입에서 으스러질 텐데 그런 것도 없이 단무지 마냥 꼬들꼬들 맛있다. 완성된 볶음밥을 보니 생각보다 색이 하얀 것 같아서 싱겁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싱겁지도 않고 감칠맛이 돌아서 진짜 맛있었다. 


깍두기 볶음밥이 성공적이니, 백김치 볶음밥도 슬슬 욕심이 났다. 검색해보니 백김치 볶음밥은 거의 없고 자꾸만 백종원 볶음밥이 검색되었다는 웃픈 사실. 요즘 요리는 뭘 해도 다 백선생님이구나. 



이번 볶음밥은 다진 닭가슴살을 넣어서 만들었다. 백김치 볶음밥이라고 하니 살짝 도전적이긴 했는데, 매운맛은 없지만 새콤하고 달달한 맛이 나서 은근 중독성이 있었다. 닭가슴살을 넣어서 담백한 맛이 강했는데 아이들 식단으로 딱 좋은 맛! 아이들을 위한 백김치 볶음밥 (어린이 식단에 완전 꽂힘)으로 진짜 추천.



하나 팁을 주자면 김을 곁들여 먹을 것. 특유의 짭조름한 맛이 더해져서 너무 맛있다. 김까지 추가하면 어른들도 엄청 좋아할 것 같다.




새 김치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만들어진 오늘의 레시피. 완전 맛이 이상하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언제나 그렇듯 예상보다 요리는 맛있게 완성이 된다. 매번 배추김치로만 볶음밥을 만들었다면, 오늘은 깍두기와 백김치로 색다른 볶음밥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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