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동네 백수의 나라 걱정

-백수는 피로하다.

by 백수아줌마

20대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가 나왔다. 득표율 0.73% 차이로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박빙의 승부였다. 누구도 지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표 방송을 보며 마음을 졸이지 않았다. 개표 결과에 낙심하지 않았다. 둘 중 누가 당선되어도 만족스럽지 않은 선거였다.


국민의 힘과 더불어 민주당 모두 이번 선거 전략을 반성해야 한다. 현재의 갈등 해결안은 부족했고, 미래에 대한 비전은 아예 없었다. 상대를 향한 흑색선전과 상호비방이 난무했다. 사람들은 이번 대통령 선거를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 불렀다. 비리 의혹과 자질 문제가 제기된 후보를 양당은 이번 대통령 선거의 후보로 올렸다. 정치적으로 특정한 편향이 없기에 당보다는 인물을 보고 투표할 것을 결심하고 양 당의 후보 선출 과정을 지켜봤다. 국민의 힘이나 민주당이나 기대하지 않았던 후보가 선출됐다. 당황할 새도 없이 두 진영은 서로를 향한 비방을 시작했다. 각종 의혹과 지저분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쏟아졌다. 후보는 물론 후보의 배우자까지 세인의 입에 올랐다. 낯 뜨거운 이야기가 기사 댓글에, 커뮤니티 게시글에 거침없이 올라왔다.


치열했던 공방이 있었고, 투표함이 열렸다. 작은 표 차이로 1, 2위가 엎치락뒤치락한 끝에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승리를 거두었다. 당선인은 국민의 승리라며 공약을 충실히 이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정 운영의 가속기를 세게 밟기에는 부족했던 지지율이다. 그를 지지했던 이들은 환호할 것이고, 반대했던 이들은 낙심할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에게 표를 준 유권자, 표를 주지 않은 유권자 모두 국민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지지자에 둘러싸여 편향된 정치를 하지 않길 바란다. 그가 공언한 대로 통합으로 나아가려면 소신은 지키되, 상대편 의견에 귀를 열어야 한다. 결코 승자의 오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


선거 패배 후 비대위 체제로 들어선 더불어 민주당은 패인을 분석하고 민심을 읽기를 바란다. 더불어 민주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장악한 뒤로 자만하진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지난 서울 시장 선거의 패배에서 정권 교체를 바라는 민심을 읽었다면 반성과 자정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 이재명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에 대한 지지율 변화는 후보에 대한 호감도보다는 상대 후보의 악재에 따랐다. 서울 시장과 대통령을 국민의 힘에 내주었지만, 더불어 민주당에는 아직 의회 172석의 강한 힘이 있다. 향후 거대 야당으로서 더불어 민주당이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와 힘겨루기를 하느라 민생은 덮어 놓고 모든 정책에 어깃장을 놓는 일은 없길 바란다.


향후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민의 힘과 더불어 민주당의 협치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국민은 이를 날카롭게 지켜볼 것이다. 독단과 부패, 무능과 탐욕을 보인다면 국민은 다음 선거에서 표심으로 답할 것이다.


우리는 일제 강점기, 6.25 전쟁, 최빈국의 가난, 군사 독재, 국가 부도를 겪었다. 고난과 시련의 근현대사에 상처 아닌 것이 없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념 대립과 세대, 지역, 성별, 빈부 갈등을 경험했다. 현재는 경제 부국에 민주화된 나라가 되었지만, 갈등은 여전하다. 남북으로 갈린 땅, 그 안에서 또다시 갈린다면 후대에 대한민국이 지금과 같은 지위를 누릴지 장담할 수 없다. 어느 편에 섰던 서로의 상처를 돌보고 의지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다.

울산 바위-한 데 어우러져 어깨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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