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코로나 시대의 악전고투, 직업 실종

by grim jari

#19. 코로나 시대의 악전고투, 직업 실종


다음 주면 추석이다. 연초 설날과는 다른 분위기다. 애석하게도 2020년은 '코로나'만 기억날 것 같다. 수업이 중단되고 일상이 정지되면서 마음은 혼란스럽고, 불안한 상상은 멈추지 않았다. 진정하는 방법이라곤, 엉킨생각을 글로 써내는 게 최선이었다.
마침 카카오 프로젝트 100에 매일 글 1편을 쓰는 프로젝트에 신청했고, 직업 실종을 당한 내 상황을 가감 없이 서술했다. 전염병으로 인해 직업을 잃은 억울함에서 시작한 글은, 점점 '일'에 대한 개념,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탐구로 향했다.



카카오에서 프로젝트 리워드 선정작을 골라 책을 출판해준다 해서, 반신반의하며 정리한 원고 글을 메일로 보낼 때가 생각난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셨고 나는 부은 눈으로 상복을 입은 채, 노트북으로 메일 보내기 버튼을 눌렀다.

아직도 모르겠다, 빠듯한 시간에도 꾸역꾸역 글을 다듬어 원고를 보낸 이유를. 이렇게라도 안 하면 올해는 정말 한숨만 남을 것 같았다. 선정이 안돼도 포기하긴 싫었다. 코로나에 대한 고집이었고, 이 시국의 기록을 무의미하게 끝내지 않겠다는 오기였다.


리워드에 선정된 후에도 표지, 세부내용 수정에 꽤 공을 들였다. 마치 그간의 마음고생을 책으로 보상하려는 듯, 원고를 확인 또 체크했다. 평범한 서민 중 한 사람인 내가 느꼈던 불안, 답답함, 조바심들을 분명하게 서술하고 싶었다. 코로나 이전의 생활을 그리워하며 직업을 되찾기 위한 96일의 악전고투를 기록했다.


독립서점에 입고 문의를 하고 책을 소진하려 움직이다 보면, 다시 겨울이 오겠지. 부디 내년은 올해와 같은 악재는 반복되질 않길 바란다. 나는 여전히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려고 애쓸 것이다. 직업 실종이 본업 복귀로 귀결될 날을 기다리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