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0/녹색평론사
글-맛: 글이 가지는 독특한 운치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
오랜만에 만난 지인께서, 나를 보니 생각난다며 꼭 읽어보라고 몇 번이고 강조한 미셀 오당의 책이다.
농부와 산과 의사가 어떻게 연결될까 싶어 궁금했다.
우리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 근본적으로 새로운 전략을 고안해 내야 하는 시기에 있다. 오늘날, 우리는 전통적인 전략들의 한계를 인식하는 과정 속에 있다. 우리는" '어머니 대지'에 대한 존경이라는 형태의 사랑을 어떻게 계발할 것인가?" 같은 새로운 질문을 해야 한다. 지구 파괴를 멈추기 위해서 우리는 일종의 지구촌 통일이 필요하다.
-P93
12월에 아바타 2가 개봉한다 해서, 어제 아바타 1을 다시 봤다. 12년 전 개봉작이지만 처음 보는 영화 같더라.
미셀 오당이 2005년에 지구를 '어머니 대지'라고 칭했다면, 아바타의 나비족 땅 판도라가 마치 그것을 실제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묘하게 영화와 책이 연결되는 느낌이다.
우리가 조산원의 새로운 세대를 기다리고 있는 전환기 동안에 어떤 여성들은 출산 시 절대적인 프라이버시의 필요를 충족시킬 방법을 스스로 찾아낸다. 그들은 자격을 갖춘 사람을 부르지 않는다. 그들은 그냥 집에서 혼자 아기를 낳는다. 그런 여성들은 흔히들 하는, 도와주는 사람이나 안내인, 코치, 지원하는 사람, 파트너 혹은 훈련받은 건강 전문가 없이는 아기를 낳을 수 없다고 암시하는 말들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직관적으로 자신감과 절대적인 프라이버시가 순산을 위한 최상의 조건임을 안다.
-P143
출산 시 프라이버시가 중요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조산원과 가정 출산은 본적도, 들은 지도 너무 오래다. 나는 어째서 병원이 아니면 순산할 수 없다고 단정 지었던 걸까. 자신감보단 출산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백배는 크고, 스스로의 무지로 인해 난산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프라이버시를 떠올리지 못하게 한 걸까. 위문장은 새롭다 못해 아주 놀라운 내용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피티비에에서 가정이나 가정 같은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아기를 분만하는 수많은 사례를 목격한 뒤에 나는 인간 사이의 유대관계에 있어서, 출산 직후의 첫 시간이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정상적인 출산이라고 할 때 내가 뜻하는 것은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는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흐릿한 어둠 가운데 될 수 있는 대로 적은 수의 사람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자연분만이다.
-P174
출산 직후의 첫 시간에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피부를 맞대는 것이 유대관계에 매우 중요한 시간이라.. 제왕절개 시, 몽롱한 상태로 아이의 안위를 확인한 후 바로 수면마취로 정신을 잃는 걸로 아는데 말이지. 100% 적용되는 사례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후에 아이의 인간관계에 조금이라도 갈등이 생긴다면, 엄마는 자신의 선택에 죄책감을 느낄 테니까.
현대 과학은 두뇌의 원시적 부분, 즉 정서적-본능적 두뇌는 개인의 삶에 있어서 이른 시기에 성숙에 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은 실제로, 갓난아기 동안의 라이프스타일 전체가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한 가지 이유이다. 동, 식물들과 아무런 접촉을 가지지 않는 아이의 미래는 무엇일까? 물과의 관계가 오직 화장실이라는 공리주의적 맥락 속에서만 발달된 아이의 미래는 무엇일까?
-P178
나는 30대 중반이 돼서야 자연과 동물, 우주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모두가 연결됐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온 마음으론 알고 있지만, 몸은 아직 완전히 열리지 못한 걸로 봐선(특히 벌레, 곤충류) 아마도 나의 갓난아기 시절엔 철저히 그들과 분리된 게 아닌가 싶다.
'정서적 질병', 다시 말하여 생명에 대한 오늘날의 부정적 태도의 기원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 그는 늘 갓 태어난 아기에게로 돌아갔다. 그는 우리가 "모든 새로 태어나는 아이의 내부에 있는 자연을 죽여버리는" 일을 멈출 때를 꿈꾸었다. "갓 태어난 아기의 행복이 어떤 다른 고려 사항보다 앞서는 날 참다운 문명이 시작될 것이다"라고 라이히는 말하였다.
-P180
'아이의 내부에 있는 자연' 문장이 인상 깊다.
이 책이 2005년도에 발간됐는데, 지금 읽어도 이질감이 없다. 땅과 출산이 연결돼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농부나 출산을 앞둔 분들 외에도, 지구환경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도움이 되는 책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