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삶 by James
“사람이 여행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이 사람을 선택한다.”
-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
#Prologue
평범한 중학생이던 1997년, 난생 처음으로 대한민국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비행기를 탔다.
학교라는 체제 안에서 부모와 선생님들의 기대에 순응하는 삶이 익숙했던 내가
훗날 어떤 기약도 없는 여행자의 삶을 살게 될지는 그때는 정말 몰랐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20대가 되었고 군대도 다녀오고 마침내 대학도 졸업했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고 싶다- 라는 욕심과는 다르게도 돌아보면 그저 평범했다.
삶에서 누구나 몇 순간은 특별할 수 있으나
그 특별함을 유지하는 것이 사실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알고 싶지 않은 것들을 알아가기도 하고,
가까이하고 싶은 것들이 의지와는 다르게 멀어지기도 했다.
학생 신분에서 벗어나 사회로 들어오면서부터는 그저 알 수 없는 거대한 힘에 이끌려 살아갔다.
그러던 와중에 이상하게도 그동안 남 부럽지 않게 살았는데도
괜히 왠지 부러움과 시기, 질투 같은 낯선 감정들이 생겨났다.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낯설기만 한 감정들은 점점 커져만 가는데,
딱히 투사할 곳이 없었기 때문에 답답함도 함께 커질 뿐이었다.
그러다가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모르면 안 될 것 같은데, 꼭 알아야 할 것만 같은데, 그런 특이점에 도착하고야 만 것이다.
물론 일종의 ‘도피’였다는 사실 또한 반드시 고백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본능적으로 ‘여행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본능의 유혹만큼 치명적인 것도 또 없다.
그렇게 나는 길을 떠났다.
평생의 숙제로 생각했던 ‘여행 글쓰기’를 이제는 더 미루지 말아야겠다- 라는 생각과 함께.
다음의 (1달간의 준비와 3달간의 여행을 담은) 이야기는;
길을 떠나기 위해,
길을 떠나며,
길 위에서,
쓴 기록과 생각들을 정리한 매일의 글들이다.
모든 것이 돌고 돌아서, 결국 이렇게 다시 ‘여행’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