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 Ram Butri, Bangkok
람부뜨리(Soi Ram Butri)의 하루는 언제나 카오산보다는 조금 더 한적하고 느긋한 느낌이 있다.
람부뜨리에서는 또 카오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운치가 있다고 할까.
사실 이 나라에서 지내는 연차가 늘어날수록 숙소는 카오산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중이다.
11월의 선선함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나라지만,
그 와중에도 람부뜨리 곳곳에 드리워진 그늘과 골목길, 그리고 사람들이 있다.
그 작은 그늘을 자리 삼아 생계를 이어가는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을 만나는 여행자들의 이야기.
호주에서 온 Brett은 무심한 듯 길러온 수염을 낯선 여인에게 맡기고서는 지긋이 눈을 감았다.
맞은편에서는 그의 딸인 Sarah가 그런 아버지를 어딘가 닮은 듯한 미소로 지켜보고 있었다.
길을 가던 또 다른 낯선 이도 잠시 멈춰 서서 시간과 미소를 나누고서는 가벼운 인사와 함께 다시 길을 떠난다.
이 짧은 길, 공간에서는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
그게 오늘 저녁이든, 내일 아침이든, 아니면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만나고 또 헤어지고, 아쉬움이 또한 반가움이라는 것을, 그들 모두는 안다.
Location: Soi Ram Butri, Bangkok
Date: November 5, 2015
Format: Digital(B&W)
Camera: Nikon Coolpix A
Lens: -(28mm)
Exif: f/4, 1/100, ISO 200(JPEG), Compulsory Flash Mode(0 EV)
Editing: Aperture 3.6(Ap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