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9일
어제 동생에게 연락이 왔다. 아버지께서 생일 식사를 하자고 하셨단다. 평일은 회사를 가야 하니 토요일에 점심을 먹자고 하셨단다. 그래서 주말은 일이 많아서 어렵다고 했고, 다음 주말에 같이 점심 먹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드렸다. 동생도 주말에 바빠서 다음 주말이면 좋겠다고 했다.
아침 7시에 걸어서 출근하는데, 동생에게 카톡이 왔다. 생일 축하한단다. 고마운 일이다. 아무도 생일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데, 동생은 계속 이야기를 해 준다. 고맙다. 나의 존재를 챙겨주는 이가 있고 그 친구가 바로 나의 2살 어린 동생이다.
회사에서 아침 8시에 아침식사를 한다. 회사 식당이 오늘은 특히 더 맛있었다. 내 생일이라 생각하면서 먹었는데 식당에서 일하시는 여사님들이 정말 고마웠다. 내 생일을 알지 못하시지만 맛있는 특식 같은 음식을 준비해 주셔서 특별한 날 같은 느낌이 들었다.
회사에서는 아무도 내 생일을 모른다. 그래서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아내에게 가족 단톡방에 생일 축하 문자가 올라왔다. 캐나다에서 엄마와 같이 지내는 막내아이가 생일 축하 카톡을 날려줬다. 수원 집에서 자고 있는 큰 아이에게 메시지가 왔다. 축하한단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가족은 나를 챙겨 준다. 약간 좋았다.
큰 아이에게 어제 밤에 부탁을 했다. 낮에 홈플러스에 가서 당당치킨 순살을 사서 냉장고에 넣어 달라고 했다. 지난 번처럼 치킨 하나 사 오지 말고 먹고 싶으면 두개를 사라고 했다. 나도 나에게 생일 선물로 치맥을 해 주고 싶다고 그러니 제발 내 몫은 오롯이 남겨 달라는 의미다.
회사에서 아침에 다른 부서에 있는 대학 친구에게 메신저가 왔다. 아침에 출근하자 마자 코스닥 150 레버리지에 가진 돈을 다 넣었단다. 이렇게 장이 좋은데 아무거나 사도 다 오른단다. 그러더니 오후 4시반에 퇴근하면서 레버리지는 위험하다는 말과 함께 손실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아직도 미련이 남았는지 내일 출근하면 계속 보유할지 정리할지를 고민 중이란다. 나의 에너지가 그 친구에게 다 빨려 나갔다.
"오늘은 내 생일인데 ..."
나에게는 작년에 아주 친해진 두명이 있다. 투자와 골프에 진심인 장선수와 안양에 살고 있는 부동산과 세금의 귀재 마니수(Mamisu)가 그 친구들이다. 내가 살면서 만난 내 인생의 동반자들이다. 서로가 서로를 잘 밀고 이끌어 준다.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 할려고 노력하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서로가 서로를 걱정해 준다.
장선수와 마미수에게 이미 생일 선물과 편지를 받았다. 예상하지 못하고 받은 것이라 그런지 더 애틋하다. 이런 걸 몰래 카메라라고 해야 하나 깜짝 파티라고 해야 하나. 장소는 인계동에 있는 애슐리. 평일 저녁이라 그런지 자리가 많았고 저녁을 기대 이상으로 많이 먹었다. 식탐도 아니다. 그냥 배고픔과 기분 좋음이 합쳐진 고마움에 대한 표시이다.
와플과 디저트로 만든 케익은 아주 좋았다.
선물도 하나 챙겼다. 지난 번에 만났을 때 같이 만든 토토로. 난 실패작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걸 살리다니 장선수는 대박 손재주가 있다. 고맙다. 매일이 생일이면 이런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생일은 일년에 한 번만 있는게 맞다. 그래 뭐든 주고 받으면 좋은 것이다.
다들 고맙다.
생일이지만 그냥 일상적인 평일과 다를 바가 없다.
생일이 그렇게 특별한 날은 아니고
지나가는 하루 중에 그냥 평범한 하루가 아닐런지
아내가 다음달에 한국에 온다. 와서 생일 상을 차려 준다고 한다. 다음 달은 아내의 생일이 있다. 우리는 서로 축하해 주면 된다. 아내가 오면 같이 순간 순간의 행복을 즐기자. 행복은 작게 작게 여러번 오는 것이 건강에 좋단다. 로또 1등 되면 큰 행복이 한 번에 오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
아침에 출근할 때 생일에 대한 여러가지 기대를 했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 그래 생일은 그냥 우리가 아는 평범한 날 중에 하나 인것이다. 그래서 생일이라는 이름으로 소소한 행복이 몇 개는 있었다. 다시 곱씹어 봐도 좋다. 아내의 생일 축하 한다는 형식적인 멘트 그러나 한국에 와서 미역국을 끓여 주기로 했다. 아주 많이 기대가 된다. 아내의 밥을 먹어 본 지가 언제인지. 이제는 만나고 싶다.
이렇게 평범한 날이 맥주와 당당치킨 하나로 퉁 쳐졌다. 나만이라도 조용히 기념하고 지나자. 이젠 생일도 큰 일이 아닌 것이 됐다. 기러기 생활을 하니 이런 단점도 있다. 아 옛날이여...
소소한 행복을 즐기도록 나름 고민해 보자
행복은 작게 잘게 여러번 오는 것이 맞다
즐기자
#생일날생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