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 가든> 에쿠니 가오리
"내가 왜 늘 손톱에 매니큐어 칠하는지 알아?"
"글쎄."
그렇게 대답하고 자신의 손을 보자 한낮의 신칸센이 되살아난다. 싸늘한 은색 창틀, 멀어져 가는 세리자와의 동네.
"그러지 않으면 내가 어른이란 걸 잊어버려서 그래."
(중략)
5년 동안, 몇 번이나 똑같은 일을 되풀이했을까. 그때마다 가호는 시트레서 팔을 내밀어 예쁘게 매니큐어를 칠한 손톱을 보면서, 어른이니까 울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른이니까 어른이니까 어른이니까.
<홀리 가든> 에쿠니 가오리
서른 중반까지는
매니큐어를 바르며 <홀리가든>을 떠올리곤 했다.
'나는 어른이야'라고 되뇌어보기도 하며.
몇 살부터가 어른일까?
어릴 때는 스무 살쯤이면
조금 커서는 스무 살 후반쯤이면 어른이라 생각했는데,
마흔이 넘어도 나 자신이 그다지
어른 같지 않은 날이 참 많다.
어른이라는 것은
몇 살 이라기보다는
내가 어른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나이인 듯.
어쩌면 더 솔직하지 못하게 된
견뎌야 할 것도 책임져야 할 것도 많아져버린
그래도 스스로 살아가는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