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콤한복이 Jan 08. 2024

영원한 라이벌


야! 그걸 계속 쪽쪽 빨면 어떡해!
그거 종이야, 버리게 이리 줘. 줘! 어휴 정말...
(쓰레기통에 버리며)
엄마 나도 5살 때 저랬어?
쟤는 모르는 게 왜 이렇게 많아?
일일이 다 가르쳐줘야 돼.
그래서 내가 언니로 태어난 건가 봐..


3살 많은 언니는 오늘도 동생을 가르치느라 바쁘다.

자기도 아직 어리면서, 자기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으면서, 자기도 아빠한테, 엄마한테, 오빠한테, 아직도 많은 걸 배우고 있는지도 모르고서.

그저 까마득하게 3살이나 어린 동생이 답답하고 걱정되고 가끔은 한심하기까지 하다.


언니~ 언니는 어떻게 그렇게 많이 다 알아?
난 이게(종이빨대) 딱딱해서 종이인지 몰랐어.
나도 모르게 계속 빨았는데 안 그래도 입속에 자꾸 뭐가 생기더라?
혹시 언니도 5살 때 빨아본 거 아닐까? 어떻게 알아?
나도 학교 가면 알게 돼?
나도 언니처럼 똑똑하게 될까?


언니를 따라잡으려면 아직도 깡깡 멀은 동생은 어쩐지 늘 억울하다. 언니에게 혼이나도 언니말이 다 맞아서 반박할 수도 없다. 기분이 나쁘면 언니보다 큰 목청으로 고함만 지를 뿐이다. 언제쯤 언니를 이겨볼 수 있을까?

태산처럼 높기만 한 언니가 얄밉기도 하고 질투가 나지만 그럼에도 항상 닮고 싶고 부럽기만 하다.





[ 번외 ]


넌 그걸 꼭 빨아봐야 아니?
학교에서 어려운 글씨 같은 거 배우고 그러지, 누가 그런 걸 배워?
모르면 배워줄 수도 있지 않나?
그래서 지금 언니가 알려줬잖아.
그렇긴 하지만... 언니도 5살 때는 몰랐을걸?
나는 지금 5살인데 알았으니 내가 더 똑똑한 거겠네?
넌 그거 하나 배웠다고 똑똑한 줄 아니?
언니가 너보다 아는 게 얼마나 많은 줄 알고?
그리고 넌 빨면서 더럽다는 생각은 안 하니?
언니는 그럼 왜 손가락 빨았어? 난 더러워서 입에 절대 안 넣는데?
너는 그럼 왜 밥 먹다가 계속 머리카락 꼬아? 나는 그런 버릇없는데?
언니, 나는 머리카락을 꼬아서 이렇게 꼬불꼬불 머리가 예쁜 거야~
언니도 해줄까?
그게 아니라 너는 그냥 곱슬머리라서 그래.
언니는 생머리고.
그게 뭐야?
어휴.. 또 모르네. 그런 게 있어. 그건 더 크면 가르쳐줄게!
언니! 일부러 나 모르는 말 하지? 그래도 하나도 안 똑똑하거든?
뭐래...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는 내 영웅이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