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달다
세상에 어둠이 내리고 하나 둘 별이 떠오릅니다.
고요 속에 느릿한 숨소리만이 들려오는 밤.
적당히 기분 좋은 바람이 머리칼을 날립니다.
두둥실 떠오르는 느낌에 주위를 둘러보니
하늘 위에 있던 별들이 발 아래 흐릅니다.
나는 지금 하늘을 나는
고래를 타고 있어요.
동화같은 스토리를 담은 [My Little Hero]를 완성했습니다.
빨간 망토의 꼬마 히어로는 고래처럼 커다란 꿈을 꾸고 있나봐요.
푸른 고래의 등이 엄마 품처럼 편안해 보입니다.
노란 별의 붓터치에서 물감 특유의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옵니다.
컴퓨터 그림에 익숙한 요즘,
오톨도톨한 질감은 묘한 향수를 가져다주지요.
캔버스로 네 귀퉁이를 조여매면
가슴이 두근두근..
아가 침대의 머리 맡에 그림을 둡니다.
어쩐지 오늘 밤은 푸른 고래가 하늘 위로 데려다 줄 것 같네요.
고래의 조형미는 너무나도 근사하여
어른의 공간에 두어도 결코 유치하지 않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제 키보다 큰 고래를 작업하고 싶어요.
온 시야를 흠뻑 담을만큼 큰 고래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