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적응으로 험난했고, 4월은 학부모 상담으로 예민했다. 5월은 행사의 달로 치열했지만 그 시간도 지나갔다. 이제 6월, 잔잔한 호수와 같은 시간이다. 누군가 돌을 던지지 않는다면...
6월이 되면 아이들은 하루 일과에 익숙해진다. 그때는 교사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 간식과 점심 식사를 한 뒤 자기 식판을 스스로 정리하고, 칫솔에 치약을 짜서 양치도 혼자 한다. 낮잠 시간 이불 매트도 혼자 깔 수 있다. 아이들이 많은 것에 익숙해질 때쯤 교사에겐 여유가 생긴다. 그동안의 긴장감도 사르르 녹아든다. 그 순간 잔잔한 호수에 돌이 날아든다.
"우아아아앙~ 어린이집 안 갈 거야"
"도대체 애가 왜 그러는 거야. 어린이집 앞까지 잘 오더니 갑자기 왜 안 간다는 거야?"
"싫어! 싫어! 집에 갈 거야"
어린이집 현관 앞에서 아이와 엄마가 실랑이 중이다. 교사는 막무가내로 우는 아이에게 왜 그러는지 묻지만 되돌아오는 대답은 울음뿐이다. 엄마는 아이 얼굴과 손목시계를 번갈아 보다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울며 떼쓰는 아이를 떼어낸다. 교사 역시 마냥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다. 현관에서 대성통곡하는 아이를 들쳐 안고 교실로 들어간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 교실 문을 여는 순간 아이는 울음을 멈추고 자신을 내려달라고 발버둥 친다. 바닥에 내려온 아이는 평소 좋아하는 놀잇감을 향해 달려가 놀이를 시작한다. 어안이 벙벙하다.
새학기 많은 아이는 주양육자인 엄마와 떨어져 어린이집 적응이 마무리될 때까지 운다. 그 상황에서도 예외는 있다. 호기심 많은 아이다. 이런 아이는 새로운 환경이나 흥미로운 놀잇감이 있으면 놀이하느라 정신없다. 만지고, 던지고, 나이에 따라 입에 물기도 하며 쉼 없이 탐색한다. 흥미가 떨어질 때까지. 그러다 문득 엄마의 부재를 깨닫고 적응기간 보일 법한 행동을 뒤늦게 나타내는 거다. 기질에 따라 불안감과 긴장감이 높은 아이 역시 잘 적응했다가 때에 따라 분리 불안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주말이나 긴 연휴를 가정에서 보낼 경우 아이들의 규칙적인 일상이 무너질 때가 많다. 그때마다 아이는 모든 것이 귀찮고 피곤해 등원 거부를 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또래 혹은 교사 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이 문제일 수 있고, 가정의 변화가 아이를 예민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다. 모든 것이 자유로웠던 아이는 다시 규칙적인 어린이집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귀찮고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상황을 회피하고 싶을 때 아이는 등원 거부를 하기도 있다. 마지막으로 또래 혹은 교사 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이 문제일 수 있고, 가정의 변화가 아이를 예민하게 만들 수도 있다.
불안정한 적응기를 보낸 아이는 마치 3월에 막 등원하기 시작한 것처럼 교사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세심한 관찰과 적절한 반응은 아이로 하여금 흥미 잃은 놀잇감에서 교사로 시선을 돌리게 한다. 가정에서도 학기 초 당부했던 대로 등원, 하원 시간을 지켜주어야 한다. 약속시간을 지키는 것은 아이에게 엄마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믿음을 주어 헤어짐에 대한 안정감을 갖게 한다. 분리불안 증세를 겪는 아이는 장시간 떨어져 있는 어린이집과 달리 30분 혹은 1시간 정도 짧은 분리를 경험하게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짧은 분리는 유아와 부모가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또한 아이와 헤어지기 전 하는 행동(안아주기, 뽀뽀하기 등)을 정하거나 애착 인형과 가족사진을 손에 쥐여 주어 언제나 너와 함께하고 있다는 의미를 전달해 주는 것도 좋다.
주말과 긴 연휴는 재충전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여행이나 새로운 경험으로 많은 에너지를 쏟는 시간이기도 하다. 또한 불규칙한 하루 일과(밤늦게 자서 늦게 일어나기, 낮잠을 건너뛰기, 정해지지 않은 식사시간)는 아이의 규칙적인 삶을 방해한다. 무너진 일과를 다시 되돌리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럴 경우 주말 역시 규칙적인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소진된 에너지를 재충전하지 못할 경우 아이는 피곤함 때문에 어린이집 등원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 때문에 부모는 아이를 관찰하고 휴식이 필요하다 생각 될 경우 푹 쉬고 등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어린이집 등원 거부는 어렵지 않게 해결될 것이다.
어린이집에서 아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건 없는지 살펴본다. 특히 또래관계에서 다툼은 없는지, 혼자 놀이 하진 않는지. 교사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도움을 주어야 한다. 교사가 직접 해결해 주거나, 때에 따라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한다. 적절한 도움은 아이에게 관계 회복과 자존감을 상승시킨다. 교사와 관계는 부모-교사 양육 방법에서 오는 차이로 아이가 혼란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사는 가정과 양육방법 차이를 줄이기 위해 가정과 긴밀한 교류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야 한다.
아이는 가정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부모 관계, 이사로 인한 환경 변화는 아이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 또한 부모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다른 일을 시작해 시선이 미묘하게 바뀌면 그 또한 금방 알아채 떼쓰거나 투정을 부린다. 새로운 일이 계획되어 있다면 아이가 바뀐 변화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유난히 엄마를 찾고 어린이집에 가지 않으려 하면 가정에서 아이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 문제를 찾았다면 제거해서 아이가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아이 행동 관찰이 끝났다면 2차 학부모 상담에 돌입한다. 어떠한 상황이라도 아이의 문제행동은 한쪽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부모-교사는 서로 협력해서 상호 보완해야 한다. 나는 오늘도 아이의 원만한 적응을 위해 부모와 소통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