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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온기 May 18. 2021

꼭,밤이면  펑펑울고 반성하는 엄마

저는 엄마입니다




밤에 우는 엄마

나는 울보 엄마다. 정말 눈물이 많다. 심지어 아이를 혼내면서도 혼자 눈 시 울이 붉어진다

그러나 세 아이들 앞에서 운 적은 거의 없다.

눈물이 나올 것 같으면 온 힘을 집중에 눈물을 떨구지 않게 방어막을 친다

그런 날은 어김없이 아이들의 일과가 모두 끝나 잠자리에 들고나면 혼자 음악을 들으며 훌쩍이기 시작한다

차가워보이는 나는 감수성이 철철 넘치는 여자다. 근데 엄마가 되면 아이들 앞에서 약한 모습 보이면 안 되는 철옹성 같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약해 보이지 않아야 되고, 눈물도 흘리면 안 되는 강한 엄마 말이다 친정엄마가 그런 강한 엄마였다. 있으나 마나 한 남편과 아니 오히려 없어야 될 남편과 살며 아들과 딸을 키워내야 하는  엄마의 모습은 나에겐 마치 로봇 인간 같았다. 그래서 나도 그런 엄마가 되어야 한다고 내면에 각인되어 있었나 보다

첫째가 태어나고 가장 많이 울었다. 그땐 정말 처음이라 내 눈에 잠김 장치가 고장 난 수도꼭지가 달린 것처럼 낮에도 밤에도 울었다. 아이가 울 때 나도 울었고, 아이가 잘 때 나는 울었고, 아이가 놀 때도 웃으면서 울었다

둘째가 태어난 후 울음이 줄어들었다. 4년간의 육아 스킬로 내공이 단단해졌었나 보다. 아니 단단해진 척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셋째는 임신부터 울었다. 36살에 셋째를 임신했고 37살에 출산을 했다 해가 넘어가 출산을 하면서 내 나이도 한살이 더 추가되었고, 그 한 살의 추가에 신체적인 것도 추가된 듯, 임신 내내 드라큘라 같이 핏기 없는 사람처럼 살았고, 출산 후에는 더 큰 시련으로 첫째보다 눈물 흘리는 밤이 더 많아졌다





사람들은 딸셋이라서 크면 좋을거라고 항상 이야기 한다. 아이셋낳은걸 유난떨고싶지는 않지만 키워보지 않았다면  딸셋은 편하잖아 라며 쉽세  판단하지 않기를 .....





울면서 반성하는 그 시간 때문에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실컷 울음으로 표현하는 게 육아전문가들이 보기에 옳은 건지는 잘은 모르지만

적어도 내겐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기는 했다. 울기만 하는 게 아니라 반성도 하고 코가 막혀 식탁에 휴지가 쌓이기 시작하면 정신 차리게 된다 그쯤 되면 감성에서 벗어날 시간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해야 되는 시간이 시작된다.

내가 주로 우는 엄마일 때는 보통 남편이 당직근무로 집에 없을 때가 대부분이었다.

( 난 남편에게도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 쓸데없는 자존심이기도 하지만 남편은 우는걸 그리 달래주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괜스레 울면서 위로받기 바라는 마음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되었다.)

혼자 실컷 울고 난 뒤에 고민은 아무렇지 않은듯 남편과 통화를 하며 상의하였기 때문에 나에겐 없어서는 안 되는 시간이었고 그  시간은 나를 엄마로서 좀 더 다부지게 만들어주는 시간이 되었다



정해져 있는 답

고민한다 해도 사실 다 아는 것처럼 답이 이미 나와있다. 막 어떤 방법을 써서 아이를 바꾸려 하거나 나를 바꾸려 하거나 억지스러운 시도를 해야 되는 게 방법이 아니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아직 많은 걸 배워야 하는 미숙한 존재로 그래서 부모가 모든 걸 차근차근 알려줘야 할 대상으로 온전히 사랑해주면 되는 것

그래도 나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준다면, 잊고 있는 방법을 이렇게라도 또 상기하게 되고 또 금세 예전처럼 반성하고 이런 반복적인 일을 하다 보니 아차 싶은 순간은 많이 피해가게 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엄마로는 아이와 같이 미숙한 존재이다. 여자라는 유전자는 타고나지만, 엄마라는 유전자는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 유전자를 만들어줄 수 있는 건 나의 아이들뿐이다. 아이들이 없다면, 내겐 엄마라는 유전자는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의 역할은 왜 이렇게 어려운가요?
어렵죠. 지금까지 해본 일 중에 제일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제일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YES24 채널예스 오은영 인터뷰 중에서-







에필로그:)

한참 첫째가 초등학교 갓 입학 후 힘들 때가 있었다

울음도 소용없이 답답함이 풀리지 않고 갈팡질팡 하며 해답을 찾지 못하는 순간

뒤적뒤적 찾아서 읽은 책

많은 도움을 받았고 실제로 아이에게  말을 건네며 달라지는 첫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책이다

그 당시 주변 엄마들에게 권했고 다들 공감하며 읽었던 책

혹시 이 글을 보는 독자분들 중 나와 같이 밤에 울며 반성하시는 분이 있다면

추천해드리고 싶다 더이상 울지않는 밤이 되기를 바라며...


엄마의 말공부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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