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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율 Sep 25. 2020

가치와 내 일상이 동떨어져 있을 때

환경문화활동 : 포스트 코로나, 육식 그리고 비건

건강한 재료를 쓰레기없이 살 수 있는 곳

좋은 가치를 아는데, 아는 만큼 행동이 따라주지 않을 때면 고통스럽다.

환경문제가 그렇다. 환경문제를 알게 되면 될수록 일상에서 실천하면 좋을 것은 하나 둘 늘어난다.

하지만, '현실'에 부딪혀 실천하기란 매우 어렵다.

가족 구성원 중 고기를 안 먹는 사람은 나 하나, 식당 메뉴판을 가득 채운 고기 음식, 마트에 가면 보장되어 있는 식자재들.

이상과 현실이 있다면, 가치는 이상이고, 일상은 현실이다.


가치가 일상에서 발현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가치는 일상에서 빠져나오기 쉽다. 일상은 다시 일상은 유지한다.

일상은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길 좋아하는 것 같다. 실천이 그렇게 어려운 걸 보면.



환경죄책감


요즘 내 삶엔 환경-실천-죄책감-일상 이 네 가지 키워드가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다 보니 문제를 접한다 - 실천사항을 알게 된다 - 실천한다 - 그러다 다시 일상 - 아는 만큼 내 일상에 적용하지 못함에 죄책감을 느낀다 - 일상, 반복


난 여기서 느껴지는 죄책감을‘환경 죄책감’이라고 부른다.


사실 환경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방법은 간단(?)하다.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으면 되고, 쓰레기를 최대한 만들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이 간단한 것이 개인의 욕망과 사회의 욕망으로 인해 완벽하게 이루어지기가 어렵다. 이미 우리의 일상은 완벽하게 환경에 해로운 방향으로 기초가 쌓여왔기 때문이다.



가치와 사회가 진하게 접목되어야 한다


코로나, 대형 산불, 급격한 기온 변화 등으로 그동안 자연을 나와 분리된 존재로 생각하던 사람들도 서서히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라면

이제는 가치와 일상을 접목시켜야만 한다.


생태적 가치와 우리의 일상, 일터, 배움터 등 삶의 현장을 접목시켜야 한다.

하지만, 나약한 개인이 일상과 가치를 진하게 접목시키기란 쉽지 않다.


시도하더라도, 환경분야 종사자이거나, 이 움직임에 힘을 훨씬 많이 실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진하게 변화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개인적으로 틈틈이 소소하게 실천해볼 수 있을 것이고, 나도 그렇기에 이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이보다 훨씬 더 진한 변화가 있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

세상 돌아가는 데에 힘을 가진 사람들이 체제를 변화시켜야 한다.


가끔은 이런 상상도 해본다.

독재정권 아래에 있었다면, 그 독재자가 비건을 지향하고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했다면 어땠을까.

마트에서 고기를 찾아볼 수 없고, 비닐에 싸여있는 야채를 찾아볼 수 없지 않았을까.

학교 급식으로 맛있는 채소 요리가 나오고, 학교 교실에서는 생태교육이 진행되고 있었을 것이다.

일상의 기본값이 자연과 더불어 가는 것이라니! 환상적이다.

우리는 자연을 위해 일상을 바꿀 필요도 없고, 환경죄책감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애초에 독재자가 생태감수성을 가지고 있으리 없지만, 자연에 이로운 독재만큼은 자유롭게 상상해본다.)


이처럼 독재까지는 아니더라도 사회 곳곳에 비건과 제로웨이스트 정책을 은근슬쩍 끼워 넣어야 한다.

은근슬쩍 들어온 그것을 사람들이 경험하고서 '어? 비건도 맛있잖아?' 같은 경험을 하게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변한다.


이미 곳곳에서 개개인은 많은 활동을 했다.

이제는 사회가 응답해야 한다.


사회가 나서야 한다.


자연이 살면, 사람도 살고

자연이 죽으면, 사람도 죽는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

2020. 9. 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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