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본점 생활의 적은, 바로 이 안에 있다
1. 나는 외부보다 내부에서 더 많이 다쳤다
솔직히 말해서
본점은 바깥보다 안이 더 아프다.
외부 고객이 나를 화나게 한 적은 별로 없다.
진짜로 나를 무너뜨린 건, 같은 팀, 같은 회사.
같은 동료였다.
2. 이건 제 R&R이 아닌데요?
영업점과 본점의 가장 큰 차이점.
… 아니, 많은 차이점 중에
내가 제일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중 하나는 이거다.
“그건 제 일이 아닌데요?”
나는 기업팀 직원이었다.
하지만 점심시간, 객장에 손님이 꽉 차 있다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냥 그렇게 말했다.
번호표를 눌렀다.
그게 내가 배운 방식이었다.
내가 월말에 바빠 점심을 못가면
누군가는 커피와 샌드위치를 사다 줬고,
나는 마감하면서 장표를, 전표를 정리해 줬다.
그런 따뜻함이 오가던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차가움은 더 날카롭게 느껴졌다.
3. 신중했어야지, 개념 없는 친구야
그 팀의 책임자는 권위적이고 무례했다.
실무자는 무책임하고 무능했다.
업무를 추진하면서
보고는 누락되고, 전달은 미흡했고, 확인도 없었다.
근데 그들은 항상
본인을 위해 다른 사람을 탓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실무자는
내 욕을 메신저로 잘못 보냈다. 내게.
썰로만 듣던 메신저 잘못 보낸 사건의
당사자가 되었다.
성향 탓인지
메신저로 사담을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
항상 궁금했다. 그렇게 시간이 많을까? 안 바쁜가?
회사 사람이랑 사적인 얘기를 공적인 메신저로
굳이 해서 왜 기록을 남길까? 캐톡은 괜히 있나?
근데 이런 사람이 진짜 있구나.
사과는 왔다.
구구절절, 길고 조심스러운 말투.
차라리 그냥 씹지 그랬니.
신중했어야지, 개념 없는 친구야.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힘 있는 사람도,
네 커리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니
그러니 누굴 밀어주지도, 특별히 괴롭게 할 수도 없지.
내 결론은 그냥 소박한 바람.
내가 힘들었던걸 아는 사람들이
너를 만나게 된다면
만나는 모든 날 모든 사람들에게
호의를 받지 못하길. 너는 둘리만 받기를. 콱!!
그냥, 성가신 정도로.
4. 지금은 괜찮냐고 묻는다면
모르겠다.
잊은 줄 알았는데, 다시 쓰니까 손이 차갑다.
부들부들.
그때 그 감정은 너무 또렷하다.
내 원수. (ㅋㅋㅋ)
그 일 이후
사람을 너무 믿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나도 나를 방어해야겠다 생각하게 된 건 사실이다.
그건 좋은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쁜 것만도 아니다.
나는, 나를 먼저 챙겨야 하는 게 맞으니까.
그래도 쉽지는 않다. 여전히.
다음 편: [7화] 다들 그렇게 사는 거니까, 나도 버틴다